국제

‘한국인 가난하다’던 인플루언서, 갑자기 사라진 이유는?

2025.09.22 06:51  

[파이낸셜뉴스] 한국과 관련된 중국 내 가짜 뉴스에 관해 소신 발언을 이어갔던 중국의 유명 인플루언서 후천펑이 갑자기 사라졌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1일 중국 중화망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후천펑의 더우인·웨이보·틱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이 일제히 이용 중지됐다.

구독자가 90만명에 달했던 그의 웨이보 페이지에는 ‘관련 법률 및 규정 위반으로 계정이 현재 정지된 상태’라는 메시지가 보인다. 구독자 130만명이 넘었던 더우인 계정에서도 모든 게시물이 사라진 상태다. 그가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냈던 건 지난 16일 라이브 방송에서였다.

앞서 후천펑은 이미 2023년부터 중국산 차 폄하, 엘리트 도시 조장 등을 근거로 중국 SNS 플랫폼에서 5차례 임시 차단당한 바 있다. 때문에 이번 ‘전면 차단’은 후천펑이 결국 이른바 ‘레드 라인’을 넘은 것이라고 매체들은 분석했다. 중화망은 이와 관련 ‘예고 없는 디지털 사망’이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장쑤성 농촌 출신인 그는 1인 콘텐츠 크리에이터 활동을 시작한 뒤 “‘100만위안’(약 2만원)으로 태국에서 한 달 살기” 등 국가별 구매력 차이를 보여주는 영상 등을 제작하며 큰 인기를 모았다. 특히 쓰촨성 청두 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78세 여성이 매달 107위안(약 2만 1000원)의 농촌사회보장금에만 의존해 살아간다는 사연을 듣고 함께 장을 보는 영상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아울러 그는 ‘한국의 1일 최저급여로 마트에서 장보기’라는 영상도 제작했는데, 당시 그는 한국 법정 최저시급(지난해 기준 9860원)으로 하루 8시간 일했을 때 받는 7만 8880원으로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봤다.

그는 이 돈으로 닭고기, 우유, 수박 반 통 등을 구매하며 “한국의 구매력은 엄청나게 강하다”라고 주장했다. 이는 중국 온라인상에 널리 퍼져 있는 ‘한국인들은 가난해서 (비싼) 수박·고기 등은 못 사 먹는다’는 루머를 반박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그는 한국과 관련해 “한국은 진짜 선진국이다”라며 “장점을 배워야 중국도 선진국이 되지 않겠나”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후천펑은 이전에도 한국을 폄훼하는 가짜뉴스를 직접 반박하는 콘텐츠를 제작해 한국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한국을 방문한 후 올린 영상에서는 “한국은 인재가 많고, 사람들의 정이 깊다”며 “중국에서 느끼지 못한 따뜻함을 한국에서 경험했다”고 말했으며 한국의 생활 수준을 언급하며 “중국의 베이징이나 상하이와 비교해도 한국이 더 낫다”는 식의 주장을 해 중국 네티즌들의 반발을 부르기도 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