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순철(64) SBS스포츠 야구 해설위원이 롯데 자이언츠 투수 정철원(26)의 부진을 언급하며 그 원인이 선수의 아내에게 있을 수 있다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 대 NC 다이노스 경기에서 롯데가 앞서던 8회 정철원이 등판하자 정우영 캐스터는 정철원의 올 시즌 성적을 소개하며 “정철원 선수가 홈 경기와 원정 경기에서의 성적 차이가 있다. 본인도 그 부분에 대해 의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해설위원은 “그렇게 차이가 있다면 야구 외 다른 것을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며 “정철원 선수에게 애가 있지 않냐. 그러면 아내가 케어를 잘해줘야 한다. 집에서 케어를 잘하지 못하면 홈에서 성적이 좋지 않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밤늦게까지 경기한 선수들이 아침에 늦잠을 자고 있으면 암막 커튼 같은 걸 설치해 낮이 아닌 것처럼 깊은 잠을 잘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선수가 홈에서만 부진할 경우, 한 번쯤 아내도 생각해봐야 한다. 원정 나가면 호텔에서는 늦게까지 잘 수 있으니까 좋은 성적이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당황한 정 캐스터가 “그래도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며 대화를 마무리하려 하자, 이 위원은 재차 “그러니까 와이프가 잘해야 한다”며 “계속 홈에서 개선되지 않고 나빠진다면 화살이 와이프에게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홈과 원정 기복이 없어야 하는데, 만약 그게 아니라면 와이프가 케어를 잘해줘야 한다”고 반복해 말했다.
정철원이 공을 던지는 순간에도 계속된 이 발언은 야구팬들 사이에서 "경솔하고 무례한 행동이며 그 내용 역시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90년대 타임머신 타고 온 줄", "아내가 혼자 애를 못 봐서 홈에서 약하다는 게 말이 되나", "선수가 컨디션, 멘탈 관리 못 하는 게 왜 여자 탓이지?", "올해 가장 황당 발언", "가정사에 대해서 함부로 말하지 마라", "선수와 아내분에게 사과하고 마이크 내려놔라" 등 비판이 이어졌다.
한편, 정철원 선수는 해당 논란을 의식한 듯 경기 후 아내 SNS에 "덕분에 올해 잘하고 있음. 집에서 만나"라는 댓글을 달았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