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40도 폭염에 조롱받던 '삿갓우산', 日서 핫템으로

2020년 도쿄올림픽 앞두고 자원봉사자용 '삿갓형 양산'
자외선 차단에 차열 기능…공개 당시 외면받다 최근 주목

2025.07.29 08:36  

[파이낸셜뉴스] 최근 일본에선 무더위와 함께 온라인을 중심으로 ‘머리에 쓰는 양산’이 주목받고 있다.

한 초등학생이 삿갓형 양산을 쓰고 등교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뒤 200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는가 하면 아웃도어 브랜드 몽벨에서 판매 중인 양산 모자 ‘엄브렐로’ 시리즈는 일부 모델이 품절되기도 했다.

지난 2020년 도쿄하계올림픽·패럴림픽을 앞두고 일본 도쿄도가 공개했다가 '촌스럽다'는 혹평을 받았던 ‘삿갓형 양산’은 최근 찜통 더위와 함께 핫템으로 떠올랐다.

지난 1일 X(옛 트위터)엔 나가노현에 거주하는 30대 여성이 초등학교 3학년인 둘째 아들(8)이 삿갓형 양산을 쓰고 등교하는 뒷모습을 찍은 사진을 올렸다. 이 게시글은 28일 현재 약 2567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화제가 됐다.

아이의 어머니는 “지난 6월 더운 날씨가 이어지던 어느 날 아들이 친구의 양산을 같이 쓰고 하교하면서 ‘양산이 갖고 싶다’고 말했다. 접이식 양산은 사용이 복잡해서 걱정돼 ‘(머리에) 쓰는 양산’도 있다고 보여줬더니 ‘갖고 싶다’고 하더라”면서 "이 양산을 쓰고 등하교한 아들이 '머리 쪽 바람이 잘 통해서 시원했다'며 만족스러워했다"고 전했다.

해당 글을 본 네티즌들은 “귀엽다”, “양손이 자유로우니까 안심된다"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마이니치신문은 몽벨의 양산 모자를 소개했다.

2017년 나온 이 양산은 정수리 전체를 넓게 덮으면서도 머리와 모자 사이에 공간이 있어 통풍이 잘되고 시원하다는 걸 장점으로 꼽고 있다. 천연 풀 소재로 만든 ‘필드 엄브렐로’(약 7만 2000원), 자외선 90% 차단 소재로 접을 수도 있는 ‘크러셔블 엄브렐로’(약 5만 9000원) 등이 있다.


2020년 도쿄하계올림픽·패럴림픽을 앞두고 지난 2019년 일본 도쿄도가 공개한 ‘삿갓형 양산’ 역시 인기다. 당시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가 소개한 제품으로 99.99% 자외선(UV) 차단 및 차열 기능이 있는 소재로 만들었다. 지름 약 60㎝ 크기에 무게는 180g이며 안쪽에 부착된 벨트로 머리에 고정만 하면 된다.


올림픽을 앞두고 도쿄도가 자원봉사자들을 위해 만든 이 양산은 당시 “햇빛 차단 효과가 뛰어나다”는 평가에도 우스꽝스런 모습 때문에 일반 시민들로부터 외면 받았다.

최근 전 세계가 무더위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양산의 효과도 재조명되고 있다.

미국의 뉴욕포스트는 지난 8일(현지시간) 'UV 우산은 태양 보호의 가장 멋진 트렌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 등 아시아 국가에선 익숙하게 사용하는 '양산'의 효과를 미국 사람들도 깨닫기 시작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