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배두나가 '바이러스'를 통해 15년 만에 로맨스 영화를 선보이는 소감을 밝혔다. 또한 팬데믹 전 촬영한 '바이러스'가 코로나 19 확산 이후와 비슷해 놀랐다고도 털어놨다.
3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바이러스'(감독 강이관) 주연 배두나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바이러스'는 소설 '청춘극한기'가 원작으로, 이유 없이 사랑에 빠지는 치사율 100% 바이러스에 감염된 '택선'(배두나 분)이 모태솔로 연구원 '수필'(손석구 분), 오랜 동창 '연우'(장기하 분), 그리고 치료제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전문가 '이균'(김윤석 분)까지 세 남자와 함께하는 예기치 못한 여정을 그리는 영화다. '사과' '범죄소년'의 강이관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2019년 촬영됐으며 6년 만에 개봉하게 됐다.
배두나는 매사가 우울모드에 연애 세포 소멸 직전인 번역가 택선 역을 맡았다. 택선은 한때 소설가를 꿈꿨지만 일찌감치 재능이 없음을 깨닫고 지금은 타인의 활자와 온종일 씨름하는 번역 일을 맡고 있는 인물로, 연구원 수필과 소개팅 이후 치사율 100% '톡소 바이러스'로 인해 이유 없이 기분이 좋아지고 가슴이 콩닥콩닥 뛰는 설렘을 느끼게 된다.
이날 자리에서 배두나는 영화 출연 이유에 대해 "'킹덤' '터널' '도희야' 등을 찍고 마음이 무거워졌을 때쯤 선택했다"며 "'바이러스' 덕분에 재밌었다"고 말했다. 영화 속 자신의 모습을 본 소감에 대해서는 "'내가 너무 풋풋하다' '젊다, 어리네? 좋다' 이 정도였다"고 웃었다.
또한 2019년 촬영을 마친 작품이 개봉하게 된 데 대해서는 "코로나 전에 전에 찍었던 영화"라며 "(코로나가) 해피 바이러스보다는 훨씬 나쁜 바이러스지만 여러 설들이 있지 않나, 코로나에 대한 여러 가지 얘기를 들으면서 '이게 무슨 일이지? 왜 우리 영화 스토리와 굉장히 비슷하지?' 했다"며 "사람의 호흡기로 전염되는 걸 보면서 처음에는 황당했는데 나중에는 슬펐다, 너무 많은 감염자들이 나오고 심각해지면서 전 세계가 모든 것이 정지되다시피 할 정도로 힘든 몇 년이지 않았나"라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편집본을 보며 '저런 슈퍼 항체가 있었으면 좋겠다' 했다"며 "이 영화가 힐링에 도움이 안 될 정도로 모두 힘든 시기이긴 했지만 '택선의 존재처럼 슈퍼항체가 있는 사람이 우릴 구원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극 중 밝고 화려한 원피스를 입고 택선 역을 소화한 데 대해 "콘셉트가 잡혀 있었다"며 "까만 옷을 입던 택선이 굉장히 달라졌다는 게 보이는 그런 콘셉트였는데 저는 의상과 분장에 굉장히 많은 영향을 받는다, 어떤 옷을 입히느냐 어떤 메이크업을 해주느냐에 따라 몰입도가 상당히 달라지기도 하는데 그런 화려한 드레스를 입으면 기분이 엄청 좋아진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그 덕에 연기하기 편했다"며 "핑크색 방역복도 그렇고 덥고 힘들긴 했지만 살짝 나사가 풀리긴 하더라"고 털어놨다.
극 중 택선은 이균 박사에게 저돌적인 모습을 보인다. 바이러스 감염 때문일지, 혹은 진짜 사랑의 감정일지 보는 이에 따라 의견이 분분해진다. 그런 택선을 연기한 배두나는 "전 사랑에 빠졌었다고 생각했다"며 "이균이 '이건 감염 증상이고 너는 착각하는 것'이라며 '사랑하는 게 아니라 증상'이라고 말하는데 택선 입장에선 저 사람이 자신에게 스위트한 거다, 자신이 긍정적으로 될 수 있는 건 상대가 긍정적인 신호를 주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이균이 아무리 택선한테 구박하고 그래도 그게 어떤 애정 표현으로 보인다, 그래서 애정이 더 깊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기인형' 이후 15년 만에 밝은 로맨스물에 출연하게 된 데 대해서는 "사실 장르나 이런 것들이 밝다고 해서, 영화가 밝다고 해서 현장도 엄청 밝은 건 아니다"라며 "항상 똑같이 어렵다"고 답했다. 이어 "러브 바이러스에 감염돼서 기분이 좋으면 당연히 저도 영향을 받긴 하지만 어떤 영화를 찍든 갈등과 힘든 점이 있을 수도 있고 스릴러나 피가 나오는 영화를 찍어도 웃길 수도 있는 현장이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장르적인 차이는 없었고 저예산이라고 해서 블록버스터라고 해서 마음가짐이 다르진 않다"고 강조했다.
배두나는 로맨스를 보는 것이 즐거워졌다고도 했다. 그는 "뉴스에 많은 영향을 받곤 한다"며 "뉴스가 슬프거나 기분이 안 좋을 때는 즐거운 로맨스를 보고 싶어진다,'폭싹 속았수다'가 좋았던 게 메시지를 얘기하는 게 아니라 사람의 한 인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좋았다"고 고백했다. 이어 "사회적 메시지가 있다거나 눈요깃거리라도 있다던가 SF 판타지라든가 이런 게 흥미를 자극했다면 요즘엔 작은 인간의 감정에 대한 이야기가 보고 싶어진다"고 덧붙였다.
배두나는 오랜만의 밝은 로맨스를 기대하고 있는 관객들에게 "20대 초반에 많이 하던 건데 저도 오랜만에 해본다"며 "일하면서 생긴 사회적 모습이 있고 편한 사람들 앞에서만 보일 수 있는 주책스러운 모습도, 어리광 부릴 수 있는 모습도 있다, 사람이 절대로 한 면만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여러 모습이 있는데 이런 게 어떻게 보일까 궁금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요즘 관객분들이 그런 피식피식할 수 있는, 엉뚱한 코드를 좋아하시는 것 같은데 요즘 봄이고 하니 상큼한 영화를 보고 싶으시면 와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바이러스'는 오는 5월 7일 개봉한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