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 사퇴 일주일 후에 퇴직금 신청했다

인터넷으로 퇴직금 직접 신청
12월에만 보수 305만 원 수령

2025.01.17 08:30  


[파이낸셜뉴스] 내란 방조 혐의를 받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사퇴 일주일 뒤 퇴직급여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시점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바로 다음 날이다.

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이 행안부와 공무원연금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 전 장관은 지난해 12월15일 인터넷을 통해 공무원연금공단에 퇴직급여를 신청했다. 이 전 장관은 2022년 5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약 2년8개월 동안 행안부 장관으로 근무한 것에 대한 퇴직급여를 요청했다. 퇴직 사유는 '일반퇴직', 형벌 사항 여부는 '있음(수사 진행 중)'으로 적시했다.

이 전 장관이 퇴직급여를 신청한 날은 그가 스스로 사의를 표한 12월8일 이후 일주일 만이다. 이날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직무가 정지된 바로 다음 날이다.

이 전 장관은 이른바 '충암파'로 불리는 윤석열 정부의 핵심 인사로, 지난달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후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안을 의결하자 4일 용산 대통령 안전 가옥에서 모인 이들 중 한 명이다. 이에 지난달 7일 더불어민주당이 자신에 대한 탄핵안을 제출하자, 이 전 장관은 다음 날인 8일 사의를 표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국정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태였다. 하지만 이 전 장관의 사의를 수용해 면직을 재가하며 논란을 빚었다. 면직은 본인 의사에 따른 사직으로 징계가 아닌 단순한 행정·인사 조처로, 공무원이 면직되면 퇴직금 지급에 제한이 없다.

이 전 장관에게는 장관직을 사퇴한 지난해 12월에만 급여로 305만5000원이 지급됐다. 이 전 장관이 퇴직한 8일을 기준으로 일할 계산된 급여다.
퇴직급여액은 현재 심사 단계 중으로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 전 장관은 계엄 선포 직후 언론사에 단전·단수를 지시하며 내란에 가담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앞서 내란 주범으로 기소돼 재판받고 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도 검찰에 체포되기 전 퇴직급여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