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11월 11일 빼빼로데이를 맞아 팬들에게 손 편지와 함께 빼빼로 사진을 올려왔던 아이돌 그룹 멤버가 급하게 사진을 삭제하고 사과하는 일이 벌어졌다. 빼빼로인 줄 알고 올렸던 제품이 빼빼로 포장과 유사하게 디자인한 ‘시크릿 콘돔’이었기 때문이다.
딱 봐도 빼빼로인데, 설마 이게 콘돔일 줄이야
그룹 더보이즈 멤버 에릭은 1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팬들에게 보내는 손 편지와 함께 빼빼로 사진을 올렸다. 에릭은 데뷔 후 약 7년 동안 매년 빼빼로데이에 맞춰 팬덤 '더비'를 위한 이벤트를 진행해왔다.
이번에도 에릭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직접 구입한 빼빼로와 손 편지 사진을 올리고 "내가 사랑하는 더비에게 빼빼로 403만개도 사줄 수 있어"라며 팬에 대한 사랑을 전했다.
그러나 문제는 에릭이 구매한 제품이 빼빼로가 아니라 빼빼로 포장과 유사한 디자인의 콘돔이라는 점이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에릭은 팬 소통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해피 빼빼로 데이. 나 솔직히 지금 너무 부끄럽고 창피해서 일주일 동안 쥐구멍에 숨어 있으려고"라며 민망한 심경을 전했다.
이어 에릭은 “오늘 퇴근하고 숙소 앞 편의점에 가서 밖에 빼빼로 진열된 곳에서 고른 건데, 그게 뭔지도 몰랐고, 그런 거였는지도 정말 몰랐다"라며 "많은 빼빼로가 있었지만 Dear. 써 있길래 더보이즈 팬송 'Dear'도 생각나고 빈칸에 Dear. TheB 적으면 딱이겠다 생각해서 고른 거였는데 놀랐다면 미안하다”라고 해명했다.
현재 해당 글은 삭제됐으며, 누리꾼들은 “포장만 봐서는 헷갈릴 만했다”, “빼빼로데이 기념 매대에 함께 놓여있으면 구분이 안 될 듯”, “에릭 같은 피해자가 속출할 것 같은 디자인”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콘돔을 왜 이렇게 헷갈리게 만드나요? ‘시크릿 콘돔’ 만드는 이유
에릭을 난감하게 만든 이 콘돔은 빼빼로데이를 맞아 GS25와 바른생각이 제작한 특별 기획 상품 'LOVE DAY 11.11'이다. 이번 제품은 누구나 열린 마음으로 피임 제품을 구매하고 선물할 수 있도록 편안한 디자인으로 기획됐으며, 11일까지만 한시적으로 판매한다.
바른생각이 얼핏 보면 음식처럼 보이는 콘돔을 제작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바른생각은 건강한 성생활을 장려하는 다양한 제품을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하에 2019년 질병관리본부(현 질병관리청), 광고기획사 아이디엇과 함께 ‘시크릿 콘돔’을 제작한 바 있다.
‘시크릿 콘돔’은 성병 예방과 피임 권장 등을 위해, 청소년의 콘돔 구매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지 않게 하도록 콘돔처럼 보이지 않게 제작한 제품이다.
당시 바른생각과 질병관리본부, 아이디엇이 합작해 만든 ‘시크릿 콘돔’은 토마토 케첩, 허니머스타드, 핫소스 형태의 소스 3종 세트, 커피믹스, 핫초코, 아이스티로 구성된 탕비 3종 세트 등으로 제작돼 학교 인근 편의점에 비치되었다.
실제로 ‘시크릿 콘돔’을 본 청소년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콘돔에 대한 부끄러움과 거부감과 같은 부정적 인식이 해소되었다는 답변이 74%를 차지했을 만큼 효과가 좋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바른생각 측은 이번 빼빼로 모양의 ‘LOVE DAY 11.11’ 역시 제품 판매 수익의 10%를 바른 성문화를 위한 콘텐츠 개발에 투자할 계획이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