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주택을 무너뜨릴 정도로 강한 위력을 지닌 제10호 태풍 '산산'이 29일에서 30일 사이, 일본 규슈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일본에 막대한 피해를 끼친 ‘제비’를 뛰어넘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28일 일본 기상청은 산산의 접근에 따라 일본 서남부 규슈 가고시마현에 폭풍, 파랑 특별경보를 발령했다. 또한 가고시마현내 사쓰마 지역에는 해일 특별경보도 발령했다.
특별경보는 중대한 재해가 발생할 우려가 현저하게 높아질 때 주민들에게 최대한의 경계를 호소하기 위해 발령하는 것으로, 호우·폭풍·파랑·쓰나미 등 재해유형별로 내린다.
태풍에 따른 특별경보 발령은 2022년 9월 '난마돌' 이후 약 2년만이다.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1959년 5000여명의 사망자와 실종자가 발생한 '이세완' 태풍급이나 수십 년에 한차례 정도 발생하는 강한 태풍에 의한 폭풍 등이 예상될 때 발령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기자회견에서 "가고시마현에서는 이제껏 경험한 적이 없는 폭풍과 높은 파도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지역 주민에 안전한 장소로 피난해 달라고 당부했다. 기상청은 가고시마현과 미야자키현에는 호우 특별경보가 내려질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일본의 기상 예보 서비스 웨더맵도 “규슈 남부에 지금까지 경험한 적 없는 폭풍, 폭우가 내릴 우려가 있다. 태풍의 움직임이 느리기 때문에 총 강우량이 1000㎜를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될 수도 있다”라고 경계했다.
태풍 산산은 29일 오전 5시 기준 가고시마현 사쓰마의 가와우치시 남서쪽 30㎞ 해상에서 1시간에 약 15㎞ 속도로 북쪽을 향해 느리게 움직이고 있다. 중심기압은 935hPa(헥토파스칼)이며 태풍 중심 부근에서는 최대 풍속 초속 50m, 최대 순간풍속 초속 70m의 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
이미 태풍의 중심을 지난 아마미 제도나 태풍 영향권에 본격적으로 접어든 미야자키현 미야자키시 등 일부 지역에서는 강한 바람과 비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날 가고시마현 기카이지마섬에 거주하는 한 X(구 트위터) 이용자는 나무가 뿌리를 드러낸 채 쓰러지고 전봇대가 기울어지는 등 태풍 산산의 흔적이 남은 영상을 올렸다. 가고시마현 이부스키의 한 호텔 앞 해변에 설치된 라이브 카메라에 담긴 영상에서도 태풍 산산의 엄청난 풍속을 확인할 수 있다.
NHK에 따르면 미야자키 시청에는 유리창 파손, 창고 지붕 훼손 등에 대한 30여건의 신고가 들어왔으며 가고시마현은 오토바이를 타던 남성이 바람에 쓰러져 다치는 등 9명의 부상 신고를 접수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