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배우 김정태가 시인이 됐다. 최근 출간한 '내 눈 속에 사는 사람'은 30여년간 틈틈이 쓴 47편의 시가 수록된 그의 첫 번째 시집이다. 김정태는 뉴스1과 인터뷰를 통해 시집을 내게 된 과정 및 소감 등을 허심탼회하게 전했다.
"꼭 시집을 내고 싶다는 것보다는 제 삶의 궤적이니까요. 남겨놓으면 또다시 또 과거의 제 모습도 확인할 수 있고 되돌아볼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시집을 내는 건 조금 망설이기는 했는데 제의가 왔을 때 마침 그때 영화를 준비하면서 쉬는 시간이 조금 있어서 짬짬이 수정을 해 책으로 내게 됐죠."
지금까지 써놓은 시는 100편이 넘는다. 작품에 따라 다채로운 배역을 오가는 명품 배우. 형사와 죄수, 양아치 등 세고 개성 강한 캐릭터를 연기해 온 그에게 시를 쓸 만큼 섬세하고 여린 감성이 있었다니. 반전이 아닐 수 없다.
"반전이라기보다는 알려지지 않은 거죠. 왜 하필 시였을까…가만히 생각해 보니 돌아가신 어머니가 시를 쓰셨어요. 어머니가 시를 쓰시고, 일기를 쓰셨던 기억들이 정서적으로 남아있나 봐요. 그리고 어릴 때부터 시를 많이 읽었어요. 돈 생기면 시집을 사고요. 친한 사람들은 제가 시를 쓰는 걸 알고 있죠. 이건 사회적 자아와는 별개의 문제인 것 같아요."
자전적인 시 속에는 인생에서 겪은 일들, 그 속에서 느낀 감정과 생각들이 알알이 녹아있다. 예컨대 '광안리'라는 시는 생전의 어머니와 광안리에서 찍은 사진 한 장을 보고 썼다.
"굴곡이 많은 인생이었죠. 우연히 정리를 하는데 사진이 툭 하나 떨어져서 적은 시가 '광안리'에요. 그리움에 관해 이야기하는 시에요. 첫 번째 시집이고, 서정시가 많고 유독 제 개인사에 얽힌 이야기가 많이 들어있는 게 전문적으로 쓰시는 분들과 달라요. 부끄럽기도 하고, 쑥스럽기도 하고 그렇네요.(웃음)"
예술가로서 재능을 물려줬을 뿐 아니라 배우라는 길을 열어준 사람도 어머니였다. 어머니는 어린 김정태에게 연기를 해보라며 서울의 연기학원에 등록해 줬다.
인생이 담긴 만큼, 시집에는 가족들과 얽힌 이야기들이 많다. 시집을 읽어 본 가족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아내는 세수하면서 울더라고요. 여동생은 일본에 있고 부모님은 다 돌아가시고, 큰형도 돌아가셨고…주위에서는 많이 물어보시는데 대부분 비슷한 반응이에요. 글을 적었어? 너 따위가?(웃음)"
<【N인터뷰】 ②에 계속>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