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최근 스포츠 스타들의 도를 넘는 사생활 논란에 팬들이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무엇보다 모두들 출중한 기량으로 국가대표급 선수들이라는 점에서 더욱 팬들을 실망하게 만들고 있다. 아무리 스포츠 스타들이라고 해도 사생활을 철저하게 존중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공인이다. 공인의 입장에서 지켜야할 최소한의 직업 윤리를 외면하면서 팬들의 실망감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농구 스타 허웅은 농구 대통령 허재의 아들이다. 허웅은 2023-2024시즌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에 뽑혔으며 '농구 대통령' 허재 전 남자농구 국가대표 감독의 장남이다. 최근 3년 연속 올스타 팬 투표 1위를 차지한 허웅은 시즌 시상식에서도 5년 연속 인기상을 받는 등 리그 최고 인기 선수로 손꼽힌다.
하지만 허웅은 지난 26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전 여자친구 A씨에 대해 공갈미수, 협박, 스토킹 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그 과정에서 여자친구와 이미 2번이나 아이를 낙태한 사실이 알려지며 팬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서로의 스토킹 여부를 떠나서 무엇보다 “책임지려했다”는 허웅의 말은 앞뒤가 전혀 맞지 않아 대중의 큰 비난에 직면해있다. 허웅은 이 과정에서 “결혼하려했다”라며 말을 바꾸는 등 스스로 이미지를 깎아 먹고 있다.
이 조사 결과가 어찌나오든 허웅의 이미지는 회복 불가의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한국 피겨의 간판 이해인 또한 마찬가지다.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따르면 지난달 15일∼28일 이탈리아 바레세에서 진행된 국가대표 전지훈련 기간 여자 싱글 성인 국가대표 선수 2명이 자기 숙소에서 여러 차례 맥주를 포함한 술을 마셨다.
연맹의 강화훈련 지침상 훈련 및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음주 행위는 금지된다. 여기에 더해서 후배 남자 선수를 숙소로 불러서 성적인 행위가 이뤄졌다.
명백히 전지훈련 기간 여러차례 음주를 한 것은 국가대표로서의 의무를 저버린 행위라고 판단할 수 있다. 이해인의 주장대로 설령 연인사이였다고 하더라도 이 자체가 크나큰 규정위반이다. 피해자 A는 이에 대해서 "당황해서 피했다"라며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라고 반박하고 있다.
작년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나균안(26)도 마찬가지다.
나균안은 2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홈경기를 하루 앞둔 24일 밤 지인과 술자리에 참석했다. 나균안은 1⅔이닝 8실점으로 부진했고, 경기 다음 날인 26일 곧바로 1군에서 말소됐다.
나균안이 마운드를 내려갈 때, 사직구장을 채운 롯데 팬들은 이례적으로 야유를 퍼붓기도 했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나균안 선수는 구단 품위를 손상하고, 선수로서 성실 의무를 위배했기에 이러한 징계가 내려졌다"고 설명했다.
나균안은 이번 술자리 때문에 징계가 내려진 것은 아니다. 이미 시즌 초 외도 의혹으로 팬들에게 큰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사생활 영역이기는 하지만 '품위 유지 위반'을 포함한 징계다.
스포츠 스타들은 많은 연봉을 받고 많은 사랑을 받는 공인들이다. 따라서 이들은 자신들의 직업에 대해서만큼은 보다 '엄격한 직업 윤리 의식'을 요구받는다.
물론, 사생활은 철저히 존중되어야 한다. 하지만 경기 전날 음주를 하거나 전지훈련지에서 수차례 음주하는 행위는 사생활 영역이 아니다. 최소한의 도덕적 의무를 배제한 스포츠 스타들의 사생활 일탈에 팬들의 비난은 갈수록 높아져만 가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