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됐으나 이혼 대신 상간 소송을 고민 중인 아내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 12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외모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던 남편이 불륜을 저질러 소송을 고민하는 아내의 고민이 전해졌다.
사연에 따르면 남편은 아내가 사주는 옷만 입거나 보통 아무 면바지를 주워 입을 만큼 외모에 신경을 쓰지 않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얼마 전 남편이 청바지를 비롯해 여러 옷을 종류별로 사 왔고 헬스클럽에서 피티도 받기 시작했다. 또 평소 꾸미지 않는 남편은 미용실에 다녀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아내는 왠지 이상한 예감이 들어 남편의 휴대폰을 열어 모바일 메신저와 위치기록 앱을 확인했다. 그는 남편이 유독 한 장소에 자주 간 것을 봤지만 카카오톡에는 별 내용이 없어 그냥 넘어갔다.
그러다 아내는 남편 휴대폰을 다시 봤고 몇 번의 시도 끝에 잠금 패턴을 해제했다. 이후 녹음된 전화통화 내용을 듣게 됐다.
통화 속 남편은 한 여성과 '자기야'라는 호칭을 부르고, 성관계를 암시하는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또 위치기록 앱과 통화 녹음 날짜를 비교했을 때, 두 사람이 꾸준히 만난 것을 알게됐다.
아내는 "아직 3살밖에 안 된 아이가 있어서 이혼은 하기 싫다. 상간녀에게는 책임을 묻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되나"라고 토로했다.
이에 사연을 접한 우진서 변호사는 "이혼 소송을 하지 않더라도 민법에 따라 부정행위 상대방에게 정신적 손해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재판에서는 이혼에까지 이른 경우의 손해배상금이 이혼에 이르지 않은 경우의 손해배상금액보다 높게 판결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 "상간소송은 민사소송 영역이기 때문에 불법증거도 사용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면서도 "해당 자료들을 근거로 자신 주장을 입증해 승소 판결을 받을 수 있는 것과 수집한 자의 형사처벌 여부는 별개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또 "부부 사이더라도 잠금장치를 해 둔 휴대전화 내용을 상대방 모르게 취득하는 것은 형법상 비밀침해, 정보통신망이용및촉진에관한 법률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우 변호사는 "타인 간 대화를 녹음하는 것도 통신비밀보호법에 위반이다. 다만, 자동통화녹음기능을 통해 녹음된 경우, 최근 대법원에서 대화가 이미 종료된 상태에서 그 대화 녹음물을 재생해 듣는 행위는 청취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시한 내용으로 미루어 볼 때 남편의 자동녹음기능으로 녹음된 대화를 듣는 것은 통신비밀보호법상 청취에는 해당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