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연프'(연애 예능 프로그램) 대장주로 꼽히던 '환승연애 3', 프로그램의 강점이었던 공감과 설렘이 사라졌다.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서비스 티빙의 대표 예능 프로그램 '환승연애 3'는 지난 5일 18회를 공개하며, 최종화까지 2회를 남겨뒀다. '환승연애'는 각양각색의 서사를 지닌 커플들을 한데 모으며 복잡한 관계도를 쌓아 올리고 있다. 특히 폭발적인 화제성을 기록한 시즌1, 시즌2를 거치며 출연자와 시청자 모두 '환승연애'의 분위기와 특징을 학습했지만, 시즌3는 전 시즌과 분위기가 다르다.
전 연인과 한 공간에서 지내며 재회와 환승 사이의 혼란을 담았던 '환승연애'는 수많은 '연프' 중에서도 특히 설렘과 공감을 안겨 왔다. 실제 커플이 쌓아온 연애의 역사, 이별을 받아들이는 감정의 차이는 시청자들에게도 지난 연애를 돌아보게 만들며 '공감'을 불러일으켜 왔다. 연애와 이별을 거치며 성숙해지는 출연자들, '환승연애'에 와서 비로소 진짜 이별하게 되는 모습 등 지금도 회자하는 전 시즌들의 명장면들은 모두 공감을 바탕으로 했다. 만나기만 하면 싸워도 재회를 택한 나연 희두 커플, 눈물 마를 날 없던 긴 연애에 종지부를 찍고 새로운 사랑을 시작한 해은 현규 커플은 진한 설렘까지 선사했다.
그러나 시즌3는 그렇지 못했다. 13년 연애를 뒤로하고 출연한 다혜 동진 커플이 '남다른' 역사로 서사를 강화했지만, 연예인의 장기 연애라는 특별한 케이스는 공감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반응을 이끌어 냈다. 또한 3개월이 되지 않는 비교적 짧은 연애 후 곧바로 '환승연애'에서 만난 민형 상정 커플의 이야기도 몰입하기 어려운 사례다.
'환승연애 3'에서 드러나는 아쉬움은 출연자들이 방송을 지나치게 의식하고 있는 것이다. 시청자들에게는 몰입 방해 요소로 꼽힌다. 방송 전에 화제가 됐던 "네가 미안해라고 했으면 이딴 데(환승연애) 안 나왔어"라는 말은 재회한 커플이 보여주는 '날것'의 감정이기도 했지만, 출연자들이 프로그램을 얼마나 의식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나가서 현커(현재 커플)할 거야?"라는 서경의 장면, 울면서 힘들어하는 상정에게 민형이 "재회하고 싶으면 재회하면 되지, 왜 여길 나온 거야?"라고 말한 장면도 '환승연애 3'의 애시청자들에게 의문을 던지게 한다. 출연자들은 무엇을 목적으로 출연했을까. 재회일까, 환승일까, 아니면 유명해지는 것일까. 시청자들은 '환승연애'와 다시 거리를 둘 수밖에 없다.
좀처럼 시청자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기나긴 러닝타임 속 출연자들의 반복되는 싸움은 이들을 오히려 '빌런'처럼 느끼게 한다. 마치 '욕하면서 보는' 막장 드라마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것도 이 때문이다.
티빙은 지난 1월 '환승연애 3'가 시즌2를 넘고 유료가입기여자수 역대 1위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17회를 마친 지난 3일 공개된 화제성 분석업체 굿데이터의 온라인 화제성 랭킹에서 '환승연애 3'는 7위에 머물렀다. 종영까지 2회를 남긴 '환승연애 3'는 남은 에피소드를 통해 평가와 화제성 면에서 반전을 꾀할 수 있을까. 그 결과가 궁금해진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