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남자친구의 계속된 맞춤법 실수에 다투다가 결국 헤어졌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결혼정보회사 가연이 2020년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연인이 가장 정떨어지는 순간이 언제인지 조사한 결과 '약속을 지키지 않았을 때(43.4%)'에 이어 '반복적으로 맞춤법을 틀릴 때(32.3%)'를 선택한 이들이 가장 많았다.
특히 '반복적으로 맞춤법을 틀릴 때'를 선택한 응답자 비율은 여성이 81.6%로 남성(18.4%)보다 4배 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나 남성보다는 여성이 대화 중 맞춤법을 더 민감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맞춤법 때문에 헤어졌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소개로 만난 남성과 대화부터 취미까지 잘 맞아서 연락을 주고받았는데 최근 남성에게 받은 문자 메시지를 보고 충격받았다"고 밝혔다.
A씨는 "B씨가 문자로 '새차 망했어'라고 문자를 보내 '차 바꾸려는 거냐'고 묻자 '새차'라고 답이 왔다"고 했다. A씨가 재차 '차 계약하러 가느냐'고 묻자 B씨는 '새차, 차 씻기려고'라고 답했다고 한다.
A씨는 "새차라고 하면 당연히 신차 계약을 생각하지 않느냐"며 "왜 ‘세차’를 ‘새차’라고 했냐"고 묻자 B씨는 "오타였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어 "B씨는 전에도 '세뇌'를 '쇄뇌'라고 말하고, '안돼'를 '안되'라고 하면서 말끝마다 '되'라고 해 지적한 적이 있다"라며 “'됬'이나 '웬지'처럼 아예 존재하지 않는 말을 쓸 때나 다른 사람들도 많이 틀리는 맞춤법은 그냥 넘겼다"고 토로했다.
A씨는 "그런데 '새 차'에서 쌓인 게 터졌다. 계속 '저녂 먹었어?'라고 하는 것도 거슬렸는데 '솔직하게'를 '솥직하게'로 써서 오만정이 다 떨어졌다"며 "저도 완벽하지 않지만 최소한의 기본이 무너진 느낌이다. '맞춤법에 약하니 알려주면 고치겠다'고 하면 나을 텐데, 끝까지 오타라고 우기면서 자존심 부린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지적하는 제가 예민하고 집요하다면서 '똑똑한 너한테서 꺼져주겠다'고 하더라. 한편으로는 '평생 그러고 살게 내버려 둘걸' 싶다"고 후회했다.
한편, 지난해 9월 방송된 KBS 2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도 결혼정보회사 대표가 '썸 탈 때 정 떨어지는 문자 오타'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대표는 ‘ 이런 건 모르는 개 산책이잖아요'라는 문자를 공개했다. '모르는 게 상책'을 틀린 것. 또 ‘이쁘게 잘 만나고 있데요. 연예중’ 이라는 문자도 예로 들며 “맞춤법 틀리는 사람을 보면 그냥 바로 깬다. 그깟 맞춤법 하나로 내 인연을 날릴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