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뤽 베송 감독 "케일럽, 최민식·게리올드만만큼 충격적 감동" ①

2024.01.24 09:36  
뤽 베송 감독((주)레드아이스엔터테인먼트/(주)엣나인필름 제공)


뤽 베송 감독((주)레드아이스엔터테인먼트/(주)엣나인필름 제공)


'도그맨' 케일럽 랜드리 존스 스틸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프랑스 감독 뤽 베송(64)이 '안나'(2019) 이후 5년 만에 신작인 '도그맨'으로 돌아온다. 국내 개봉을 앞둔 베송 감독은 "현지(한국) 영화의 퀄리티가 굉장히 좋은 곳에서 개봉을 하는 만큼,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흥분된 상태"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프랑스 파리에 있는 뤽 베송 감독은 지난 23일 자신의 연출작 '도그맨'과 관련해 온라인 화상 인터뷰를 진행하고 국내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눴다.

24일 개봉한 '도그맨'은 개들의 사랑으로 구원받은 한 남자의 쇼보다 더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 영화로, '그랑블루'(1988), '니키타'(1990), '레옹'(1994), '제5원소'(1997), '루시'(2014) 등을 연출한 뤽 베송 감독의 신작이다.

이 영화는 제80회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후보 및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오픈시네마에 공식 초청되며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더글라스 역은 '쓰리 빌보드' '니트램' 등으로 주목받은 케일럽 랜드리 존스가 맡아 열연을 펼쳤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선보인 이후 한국에 개봉하는 소감은.

▶지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도그맨'이 소개됐을 때 관객들이 열렬한 반응을 보여주셔서 좋은 기억을 가지고 돌아갔는데, 이번에 개봉하게 되어서 너무나 흥분되고 빨리 반응을 알고 싶다. 특히 (세계적으로) 한국 영화에 관심이 많고, 한국 영화의 강렬함과 높은 작품성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제 영화가 (한국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기대된다.

-영화의 배경을 미국 뉴저지로 설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 영화에서 영감을 얻은 소재는 여러 이야기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실화에 기반을 둔 기사를 접하고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었다. '도그맨'에서 장소를 선정할 때 중요한 기준은 시간성이 느껴지지 않는 것이었다. 19세기인지, 20세기인지, 그런 현대적이면서도 지난 세기의 느낌이 나고 발전하는 사회 속에서 버려진 공간, 특히 미국은 빈부격차가 심하고 가난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만큼 심각하기 때문에 뉴저지가 버려진 도시라는 공간과 맞는다고 생각했다. 영화 속 가족을 보면 종교에 미쳐 있는데, 미국에서 실제로 많이 봐서 미국이란 나라가 공간적으로 설득력이 있을 것 같았다.

-실화에 기반을 뒀다고 했는데, 실존 인물을 만난 적이 있나.

▶미국에서 4년간 아들을 개 철창에 가두었던 아버지에 대한 기사를 바탕으로 했는데, 이 사건이 15년 전이라 실존 인물을 만나진 않았다. 이 밖에도 부모님께 버려져 개들과 같이 있던 사건이 프랑스에서도 비슷하게 있었고, 루마니아에서도 있었기 때문에 실제 인물은 만나지 않았다. 이 세 가지 기사는 각각의 어린 소녀, 소년들이 결국은 탈출해서 경찰 수사가 이뤄지면서 기사화된 것이고, 기사화되지 않은 수많은 아이가 있을지 짐작할 수 없다. 이 영화의 출발선이 한 기사에서 시작했지만, 영화는 다시 이 소년이 재기하고, 이 소년이 어떻게 살아가는지가 핵심 키워드였다. 또 사회에서 튀는 사람이 있을 때 우리 사회가 얼마나 그 사람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가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다름'이라고 하면 장애가 될 수도, 예술이 될 수도, 성적 취향이 다른 것일 수도 있는 건데 실제로 배척당하는 일이 많다. 사회가 겉으로는 포용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배척하고 있음을 영화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

-'불행이 있는 곳마다, 신은 개를 보낸다'는 문구를 인용한 이유는.

▶굉장히 유명한 문구라서다. 프랑스 내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문구다. 내가 15세쯤에 처음 학교에서 들었던 것 같다. 사실 이 문구의 진짜 질문은 '신이 개인가'인 것 같다. 아, 농담인데 아무도 안 웃는다. 농담이 안 통했다. 하하.

-케일럽 랜드리 존스는 어떻게 캐스팅하게 됐나.

▶케일럽의 작은 사진 하나를 봤다. 그래서 이 사람이 누구지 하고 찾아봤더니 이전에 봤던 영화에서 작은 역할을 하던 배우였더라. 이 배우의 흥미로운 점은 다른 영화에서 색깔이 다른 연기를 보여준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 영화에서 다채롭게 연기하면 좋겠다 싶었다. 이후 만나서 점심을 먹었는데 그때는 영화 얘기를 일절 하지 않았다. 사실 '도그맨' 속 주인공 연기가 너무 어려워서 연기하기가 불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서 먼저 그 사람을 알기 위한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일부러 영화 얘기를 하지 않고 먼저 만난 것이다. 그러다 세 번째 만난 즈음에 영화 얘기를 했다. 계속 만날 때마다 케일럽이 무슨 영화 때문에 그러냐고 궁금해했는데 세 번째 만남에서 말했다. 그리고 나와 케일럽이 너무 잘 맞아서 케미가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확신이 들었다. 이 영화가 연기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6개월 동안 영화를 준비했는데, 우리가 거의 마지막 4개월 동안은 매일 봤기 때문이다. 그만큼 교류가 많았다.

-케일럽의 열연이 특히 돋보인 영화다.

▶내가 인물을 구상하고 꿈꾸고 쓰긴 했지만 명확하게 100%를 구상하진 않고, 60~70%를 구상하고 나머지는 어떤 배우를 선택하고 인물을 완성해 나가는지가 중요했다. 나머지 30~40%를 배우와 함께 완성해 나간 게 중요한 것이다. 난 케일럽의 연기가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다른 누가 이 연기를 하겠느냐. '레옹'에서 게리 올드만 연기를 봤을 때 충격적인 감동이 있는데 그 이후로 처음 느낀 것 같다. 이제까지 영화인으로 살면서 가장 충격적인 연기를 보여준 사람이 바로 게리 올드만, 최민식, 케일럽이다. 내가 최민식과 작업할 때 영어로 소통이 안 되어서 제스천으로 디렉션을 줬는데 그걸 그대로 표현할 정도여서 기억에 남는다.

-영화에서 '드래그 퀸' 요소를 차용한 이유가 있나.

▶주인공은 휠체어에서 거의 갇혀서 한평생을 사는 걸로 나오는데, 12살에 연극 선생님을 만나서 연기를 통해서 다른 사람이 되는 즐거움을 처음 맛보고, 그 순간이 그에게 유일한 행복이 된다. 영화를 보면 일자리를 찾을 때 모두가 거부하는데 유일하게 카바레에서 기회를 준다.
중요한 건 드래그 퀸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연기하는 유일한 행복의 순간을 카바레에서 느낀다는 것이다. 드래그 퀸이라는 요소가 중요하진 않지만, 다른 사람을 연기할 수 있는 장치라는 게 중요하다. 사회에서 손가락질받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을 더 잘 받아들이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다.

<【인터뷰】②에 계속>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