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강원도 양구경찰서는 주민 A씨가 지난 7일 경찰 민원실을 찾아 "소중한 전 재산 1600만원을 보관하던 차량을 폐차장에 보내버렸다"라면서 도움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병원비 위해 식당하면서 모은 1600만원
이 돈은 A씨가 부인과 함께 작은 한식 뷔페 식당을 운영하며 수 년간 모은 병원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에 따르면 그는 스타렉스 승합차가 노후해 양구 한 공업사에 폐차를 부탁했는데, 그로부터 얼마 뒤 차량 안에 현금 다발을 보관해뒀다는 사실이 생각났다.
A씨는 공업사로 달려갔지만, 돌아온 대답은 "차는 이미 폐차돼 용광로에 들어갔을 것"이라는 말이었다. A씨는 순간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절망감에 휩싸였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폐차장과 경기도 이천 소재 제철소까지 찾아갔지만 별다른 소득은 없었다.
폐차장 직접 찾아간 홍 순경, 돈 찾아줘
A씨가 자포자기하는 마음으로 포기하려 할 때쯤, 도움을 요청했던 양구경찰서 내 생활안전계에서 분실물 업무를 담당하는 홍찬혁 순경(26)으로부터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홍 순경은 A씨에게 '강원도 춘천으로 함께 가 차량이 있는지를 확인해 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물었고 두 사람이 도착한 장소에는 A씨 차량이 그대로 있었다.
A씨는 곧장 차 안에서 앞 좌석 시트 주머니를 확인했고, 그곳에서 자신이 수건으로 감싸뒀던 돈이 고스란히 놓여 있는 것을 확인했다. 돈을 되찾은 A씨는 흐르는 눈물을 훔치며 홍 순경에게 연신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A씨는 이후 감사 인사가 담긴 글을 편지지 일곱 장에 빼곡히 담아 양구경찰서장에게 보냈다.
A씨는 또 "서장님께 큰절을 올리고 싶을 정도로 감사하다"라며 홍 순경을 격려해 줄 것을 요청했다.
홍 순경은 "경찰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앞으로도 주민 입장에서 공감하고 함께하는, 신뢰받는 경찰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