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태현 김근욱 기자 = 상습 마약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 유아인(37·본명 엄홍식)이 유명 유튜버를 공범으로 만들기 위해 대마 흡연을 강요하고, 아버지의 주민등록번호까지 이용해 1000정이 넘는 수면제를 불법 처방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2일 뉴스1이 입수한 공소장에 따르면 유아인은 2020년 9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총 14개 의원에서 181회에 걸쳐 프로포폴 등 의료용 마약을 불법 처방받았다. 또한 2021년 7월부터 2022년 8월까지는 총 40여회에 걸쳐 타인 명의로 수면제 1010정을 불법 처방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유아인은 아버지의 주민등록번호까지 사용해 "아버지에게 전달하겠다"라는 거짓말을 하면서 의사에게 수면제 처방전을 발급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유아인은 미국 여행 중 자신의 대마 흡연이 발각되자 일행인 유명 유튜버 A씨에게 대마를 강요하며 공범으로 만든 정황도 공소장에 포함됐다.
유아인은 지난 1월1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소재 숙소 야외 수영장에서 일행들과 대마를 흡연했다. 이 과정에서 유튜브 브이로그 촬영을 하면서 수영장으로 다가온 A씨에게 대마 흡연 장면이 목격 당하자, 유아인은 A씨가 대마 흡연 사실을 발설할 경우를 대비해 "너도 한번 이제 해볼때가 되지 않았냐"며 대마 흡연을 요구했다.
이에 A씨가 대마를 입에 대고 피우는 시늉을 하자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더 깊이 들이마시라"라고 흡연 방법을 알려주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검찰은 유씨에게 대마, 향정, 대마교사, 증거인멸교사, 의료법위반, 사기, 국민건강보험법위반, 주민등록법 위반 등 8개 혐의를 적용했다.
유아인의 마약 혐의가 불거진 것은 지난 2월부터다. 지난해 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프로포폴 상습 투약이 의심되는 51명을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유아인에 대한 수사도 시작됐다. 이후 지난 2월10일 소변 검사 결과 유아인의 소변에서 대마 양성 반응이 나온 것이 확인됐다.
더불어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가 정밀검사를 위해 국과수에 모발 검사를 요청한 결과 소변 검사에서 음성이었던 프로포폴 양성 반응이 나왔다. 유아인의 모발에서는 프로포폴과 대마 뿐 아니라 코카인과 케타민까지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코카인은 필로폰, 헤로인과 함께 3대 마약으로 꼽힌다.
경찰이 분석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진료기록에 따르면 유아인은 2021년 한 해 동안 프로포폴을 73회 처방받고 4497㎖ 투약한 것으로도 밝혀졌다.
이에 지난 3월27일 유아인은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에 "불미스러운 일로 이런 자리에 서서 실망을 드린 점 죄송하다, 저의 일탈 행위들이 누구에게도 피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식의 자기합리화 속에서 잘못된 늪에 빠져 있었던 것 같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다음 날인 3월28일에도 유아인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식 사과문을 게시하고 "저를 아껴주시고 사랑해주신 많은 분들께 큰 실망을 드려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 드린다,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한편 유아인의 첫 공판기일은 오는 14일이다. 이날 공판은 피고인 출석 의무가 있어 유아인이 직접 재판에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