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최악의 악' 한동욱 감독이 캐스팅 이유가 '믿음'이었다고 말했다.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최악의 악'(극본 장민석)을 연출한 한동욱 감독을 25일 오후 서울 삼청동에서 만났다.
'최악의 악'은 1990년대, 한중일 마약 거래의 중심 강남 연합 조직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경찰 준모(지창욱 분)가 조직에 잠입 수사하는 과정을 그린 범죄 액션 드라마. 영화 '신세계' '범죄와의 전쟁' '부당거래'의 조감독을, '남자가 사랑할 때'의 감독을 맡았던 한 감독은 '최악의 악'을 통해 처음 드라마를 선보였다.
기존의 언더커버 장르물과의 차별화가 관건이었다. '최악의 악'은 언더커버에 사각관계 멜로를 더해 긴장감을 높였다. 더욱 복잡해진 관계와 감정선이 얽히면서 이야기를 이어갈수록 몰입도 높은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이날 10회부터 12회까지 최종회를 공개하는 가운데 한동욱 감독은 "시청자분들의 추측을 많이 보고 있는데 예상과 다른 결말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최종회 공개되는 소감은.
▶떨린다.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워낙 댓글을 많이 보는데 예측을 많이 해주시는데 그 추측대로 엔딩을 만들지 않아서 걱정도 된다. 어쨌든 납득이 된다.
-원래 제목이 '최악의 악'이었나.
▶작가님이 생각한 것은 '태도의 문제'였다. '최악의 악' 제목이 좋은 게 이 내용을 이렇게 잘 표현한 게 없다고 생각했다. 세련되지 않은 느낌도 있지만 최악의 악으로 가는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신세계'를 떠올리는 사람도 많았다.참고한 작품이 있나.
▶우선 강남연합이 거리를 걸을 때는 '범죄와의 전쟁' 느낌인데 나도 그 작품에 참여했으니까 크게 죄의식을 느끼지 않고 그렇게 연출했다. (웃음) '신세계' '무간도'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그 작품보다 낫다기보다 이 작품은 브로맨스보다 치정, 멜로가 더 세서 다를 거라고 생각했다.
-지창욱 위하준 등 캐스팅 과정이 궁금하다. 누아르를 해본 적이 없는 배우들인데.
▶멜로까지 다 되는 배우들을 원했고 그런 걸 잘해줬다. 내가 생각하지 않은 부분을 캐치해줘서 이런 느낌도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한 거다. 나는 막연하게 이랬으면 좋겠다 정도로 이야기로 하고 세밀한 것은 배우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면서 했다. 새로운 얼굴, 섬세한 연기를 해줄 수 있는 걸 많이 봤다. 그 믿음이 결과물로 나온 것 같다. 이게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 상태에서는 서로 믿음이 제일 중요한 건데 믿고 가도 되겠다는 느낌을 줬다. 지창욱씨도 그렇고 위하준씨도 잘 어울렸다. 위하준씨는 제일 어린데 보스로 나오지 않나. 어른스럽고 생각도 깊은 편이더라.
-'최악의 악'에서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극단에 놓이는 상황에서 돌파하는 선택이 점점 더 악에 빠지고, 정당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은 구렁텅이에 빠지고 마는 이야기다. 그런 것들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모두에게 목적이 있고 정당성은 있지만 한 걸음 뒤에서 봤을 때 정당하지 못하지 않은 이야기다. 그런 이면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준모가 점점 더 악인에 가까워지는 점이 흥미로웠는데 그 점을 강조한 건가.
▶준모가 악인이 되어가는 것보다 임무를 완수해야 하는 과정으로 봤다. 이거까지 해야 하나? 하는 갈등이 있다가 악질적인 이들 사이에서 준모 스스로가 그 단계를 넘어가지 않나. 자기 합리화를 하면서 목적에 가까워지고 과감해지는 거다. 이제 남이 아니라 자기의 수사에 대한 집착을 하는 거다. 그런 과정으로 보고 싶었다. 죄의식이나 주춤하는 게 아니라, 목적을 향해서 거침없이 가는 상황이다. 자기 스스로가 느끼는 인물로 그려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했다.
-준모와 의정이 어떤 부부였는지는 잘 안 보이더라. 그들의 과거를 더 강조하지 않은 이유는.
▶원래 서사가 있었는데 과감하게 뺐다. 기철이는 과거 때문에 지금을 바꾸고 싶어하는 거고 준모는 지금을 위해서 변하는 인물이다. 그런 걸 다 가져가는 게 아니고 준모는 현재진행형으로 보여주려고 했고 기철이는 과거 이야기를 보여주려고 한 거다. 준모는 그 사이에 자연스럽게 캐릭터가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부부 사이라는 것만으로 사랑했음을 전제하고 간 거다. 어떻게 사랑했는지를 다 보여주고 시작하는 게 이야기를 루즈하게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빠른 템포로 선택한 거다.
-준모의 과거사도 많이 풀리지 않았는데 같은 이유인가.
▶뒤에 사건이 풀리면서 자연스럽게 나온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준모가 이런 일을 하게 됐구나'도 사건을 푸는 이야기 속에서 나올 거라고 생각했다. 이게 영화가 아니고 12부작이니까 드라마 구성이어서 자연스럽게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많은 위기와 극복이 나오는 이야기니까 관객도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90년대 스타일을 어떻게 표현했다. 조폭 사건이나 여러가지 사료도 많이 찾아봤을 것 같은데.
▶팀원들이 자료를 찾았고 꼼꼼하게 신경을 써줬다. 미술팀이 고증을 많이 해주셨다. 미술감독님이 90년대에 젊은 시절을 보내서 그 점에 신경을 많이 쓰셨다. 나는 얻어 먹었다. (웃음) 그래도 그 시절 특성을 가지되 촌스러워보이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전체적인 톤 앤 매너가 90년대를 고증하지만 90년대로 돌아가지 않겠다였다.
<【N인터뷰】②에서 계속>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