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11살 아들 보는 앞에서…신생아 딸 텃밭에 암매장한 엄마

2023.08.31 15:45  

[파이낸셜뉴스] 태어난 지 하루 된 딸을 숨지게 하고 텃밭에 암매장한 친모가 첫 재판에서 맏아들이 보는 가운데 범행했다고 인정했다.

40대 A 씨는 31일 인천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서 아들이 보는 앞에서 범행을 저지른 게 맞는지 묻는 재판부 질문에 고개를 끄덕여 인정했다.

A 씨는 수사기관에서 당시 11살이던 아들은 범행 장면을 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A 씨 변호인은 공소사실과 증거를 모두 인정하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A 씨는 지난 2016년 인천에 있는 병원에서 낳은 딸을 하루 만에 살해하고 경기 김포시에 있는 텃밭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초 A 씨는 아이가 숨을 쉬지 않아서 땅에 묻었다고 진술했지만, 경찰은 A 씨의 추가 진술과 유골에서 발견된 정황을 토대로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한편 재판부는 A씨가 국민참여재판이나 배심원 재판은 원하지 않는 만큼, 곧 증인 심문 등 일반 재판 절차를 밟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2016년 8월 중순 오후 10~11시께 경기도 김포시의 의붓아버지 소유 텃밭에 딸 B양을 암매장해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A씨는 같은 달 7일 인천 한 산부인과 병원에서 딸을 낳았다.

조사 결과 A씨는 당시 11살인 맏아들 C군을 데리고 텃밭까지 택시로 이동했다.
이후 C군이 보는 앞에서 딸을 암매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이후 B양이 입고 있던 배냇저고리 등을 아궁이에 태워 범행을 숨기기도 했다.

수사 과정에서 A씨는 “B양을 낳을 당시 남편과 별거 중이었으며 이후 이혼하고 C군을 혼자 보살피다보니 경제적 어려움으로 딸을 키우기 어려웠다”고 범행 동기를 털어놨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