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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걸' 고현정이 그린 '엄마'…"모성애 강조 안해" ①

2023.08.24 15:26  
배우 고현정 / 넷플릭스 마스크걸 제공


배우 고현정 / 넷플릭스 마스크걸 제공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마스크걸' 고현정이 딸을 구하는 역할을 연기하며, 모성애보다 캐릭터 그 자체에 더욱 집중했다고 했다.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 드라마 '마스크걸'(극본/연출 김용훈)에서 김모미 역할로 열연한 고현정은 24일 오후2시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가졌다.

'마스크걸'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김모미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린 드라마.

고현정은 극의 엔딩를 장식하는 세 번째 김모미를 맡아 연기했다. 그는 김모미로서의 공허한 감성과 딸 미모에 대한 모성애가 더해진 감정연기는 물론 온몸을 던지는 액션 연기도 펼치는 등 새로운 연기에 도전했다.

-'마스크걸' 출연을 결심한 이유는.

▶대본을 보고는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싶었다. 나는 항상 들어오는 역할이 비슷했다. 제가 SNS나 예능 프로그램을 나간다든지 개인 활동을 전혀 하지 않는 편이어서 제가 뭘 좋아하는지, 영화로 치면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제 개인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잖나. 내 탓도 있지만 그래서인지 비슷한 역할만 들어오는데 장르물이 들어오니까 이것은 올 게 왔구나 같은 느낌이다. 무조건 해야겠다는 마음이었다. 너무나 좋고 한 역할을 세 사람이 한다는 것도 (흥미로웠다) 이고 지고 가면서 아무 도움 없이 저 혼자 해야 되는 것이 많았다. 여러 배우들과 같이 협력해야 하고 감독님의 역할도 중요하다. 3인이 1역을 하는 게 협력이 필요하지 않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도 제가 원하는 것이어서 성공적으로 해내고 싶었다.

-세 모미가 너무 달라보인다는 반응도 있는데, 연결성이 궁금하다.

▶어떤 분들은 꼬마 때 돌사진부터 모습이 나타나는 것이 있는데 요즘은 (나이에 따라서) 다른 분들도 많다. 10대 30대 50대 두고 완전히 다른 사람도 있다. 현실적으로 트렌디한 시점으로 보는 건 어떨까 싶다.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가 많은 모미가 외모가 출중한 사람의 이중성을 보면서 충격을 받는다. 외모에 꽂힌 모미가 마스크를 쓰고 외모를 바꾼다. 그리고 나서 늙은 거라고 생각하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별로 부담이 없었다.

-엄마 역할을 하는 것이나 액션을 한 것도 도전같다.

▶몸 쓰는 역할도 처음이다. 엄마 역할이면서 몸 쓰는 역할은 ('선덕여왕'의) 미실 때 했는데 이번에 강하게 보이는 것 같다. 연기를 하면서는 모미만 생각했고 모성 그런 것은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교도소에 들어와서 10년이 지난 사람이라는 것만 생각했다. 그 전의 모미는 서사는 알고 가야 하지만 내가 집중한 것은 교도소라는 곳에 와서 10년을 지낸 사람인 거다. 거기다가 모미라면 어떤 상태일까 그것에 집중을 했다.

-모성애를 표현할 때 어떤 점을 중요하게 생각했는지.

▶모미가 미모를 처음 본 게 창고에서 본 짧은 시간이다. 미모는 내가 누군지 몰랐을 것 같고 나는 안다. 여기에 (모성을 표현하는) 대사도 있었고 더 바라보자는 마음도 있었는데 감독님과 저는 될 수 있으면 불필요한 것을 없애자는 마음이었다. 위급한 상황이지 않나. 감정에 더 집중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현실적으로 위급한 상황이니 모성을 나타내려고 하지 말자는 것이었다. 김경자가 살아서 나올 때 모미가 느끼는 것은 '그만하지' 싶으면서도 그 모성이 부러웠을 것 같다. 그리고 실제로 제가 '안돼' 하면서 내 딸을 보고 쓰러지는데 그때는 모성보다 부성에 가까웠을 것 같다. 모성이라면 괜찮은지 더 살피고 부성은 내가 얘를 지켰는지 아닌지에 집중할 것 같았다. 그 사이에 대사도 있었는데 그걸 생략하는 게 낫겠다 싶었다. 할 말이 많은데 못 하는 게 아니라 할 말이 없을 것 같은, 안 나올 것 같은 마음이었다. 딸이 살아있다는 걸 보고 거기서 안심한 것 같다. 그게 내가 '마스크걸'에서 표현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모성이지 않았을까.

-모성애를 크게 느끼지 않는 김모미가, 딸이 위협을 당하자 탈옥을 감행하는 게 좀 갑작스럽게 보인다는 반응도 있다.

▶아마 모미에게는 수감생활이 좀 잔잔하고 편했을 것이다. 그렇게 살던 그가 왜 움직일까. 그게 모성 때문일까 생각했는데 모미 자체를 건드린 거다. 김경자가 저와 싸우고 싶다는 식의 편지를 보냈다면 안 움직였을 것이다. 모미의 엄마를 위협했다면 전화 정도는 해줄 수 있지 않을까. 딸에 대해서 모미는 엄청 염치가 없는 느낌이 있다. 애착이 없는 삶에서 무엇도 모미를 건드릴 수 없는 상태였는데 김경자라는 인물이 (딸을) 건드린 거다. 계속 자기의 딸 옆에서 이간질이랄까, 가스라이팅을 한 거다. 그거는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을 것 같다. '너도 똑같이 당해봐야 한다' 그 문구가 건드렸을 것 같다. 모미의 죽어있던 심리적인 상태를 건드리지 않았을까 싶다. 모성 때문에 움직인 것 같지는 않다.

-결과적으로 모미의 모성애가 드러나는 결말이 나오는데, 중간에 많은 내용이 생략된 것처럼 보인다.

▶생략된 대사들도 있다. 창고에서 마주쳤을 때 내 대사도 있었는데 그걸 내가 (생략하자고) 말씀을 드렸다. (모미로서) 말이 안 나올 것 같다는 거다. 구체적으로 모성을 표현하려고 하면 그냥 (기존에) 봤던 작품이 될 것 같은 느낌이었다. 모성이라는 게 각각 들여다보면 다른 모양인데 매체를 통해 표현되는 것은 결국 좀 비슷해보인다. 모성을 강조하면 클리셰가 될 것 같고 지루해질 것 같아서 표현하지 말아보자라는 마음이었다. (미모가) 주오남의 아이일지도 모르는 거고 모미는 말하고 싶지도 않고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 김경자하고도 모성으로 싸운 것 같지는 않다.

-모미라는 인물을 어떻게 표현하려고 했나.

▶모미는 살짝 '또라이'다. 정상적인 아이는 아니다.
많은 분들이 생각하는 상식적인 모성이랄까, 상식에 기반한 가족관계나 혈연관계는 아닌 거다. 그렇게 빌드업이 되어 있을 것 같지는 않았고 모성을 표현하는 것도 달라야 한다고 감독님과 이야기를 했다. 실험적이기는 했지만 완성된 작품을 봤을 때 최대한 (모성을 강조하는 장면을) 더 생략하려고 했다.

<【N이너뷰】②에서 계속>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