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이한 감독은 최근 화상 인터뷰를 통해 배우 유해진 김희선 주연의 영화 '달짝지근해: 7510'(이하 '달짝지근해') 개봉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달짝지근해'는 과자밖에 모르는 천재적인 제과 연구원 치호(유해진 분)가 직진밖에 모르는 세상 긍정 마인드의 일영(김희선 분)을 만나면서 인생의 맛이 버라이어티하게 바뀌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지난 15일 개봉했다.
이한 감독은 '연애소설'(2002) '청춘만화'(2006) '내 사랑'(2007) '완득이'(2011) '우아한 거짓말'(2014) '오빠생각'(2016) '증인'(2019) 등을 연출했다. 이번에는 감독 특유의 따뜻한 시선이 깃든 로맨틱 코미디를 선보였다. 유해진, 김희선의 색다른 케미와 적재적소에 터지는 코미디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실관람객으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는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개봉 후 관객들에게 듣고 싶은 반응은.
▶이 영화를 시작할 때 관객들이 재밌어 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 영화 참 재밌어'라는 말이 가장 듣고 싶다.
-재밌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바람은 어떤 계기에서 시작됐나.
▶누구나 힘든 시기가 있는 것 같다. 저 또한 굉장히 마음이 답답하고 희망이 없어 보이고 앞날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힘든 상황이 있었다. 그때 코미디 프로그램이든 재밌는 영화든 저도 모르게 웃게 되는 콘텐츠를 보면 기분이 좋아지더라. 그런 영화를 하면 저 역시도 기분이 좋아지겠다는 생각도 했다. 안 해본 장르이기 때문에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이병헌 감독의 원작 시나리오에서 각색하며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거의 10년이 넘은 시나리오다. 그때 각색하려고 했는데 어느 순간 지금 고치면 잘 고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병헌 감독의 엄청난 팬이지만 감독으로서의 시선이 다르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부딪치지 않게끔 연출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또 그냥 재미를 주는 것도 좋지만 동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공감할 수 있는 페이소스나 이야기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부분이 추가됐다.
-김희선 배우를 캐스팅하는 과정에서 손편지 두 장을 썼다고 했는데, 어떤 내용이었나.
▶김희선 배우가 시나리오와 캐릭터를 굉장히 마음에 들어했는데 오랜만에 하는 영화인 만큼 (배우의)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그런 편지를 썼었다. 희선 배우가 해야만 하는 이유와 밝은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썼었다.
-유해진 김희선 배우 조합을 생각한 배경은.
▶유해진 배우는 보통 사람의 희로애락을 골고루 잘 표현할 수 있는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무엇보다 극 중 치호와 실생활이 닮았다. 해진 배우도 굉장히 순수한 사람이다. 또 치호는 순수하기도 하지만 일관된 자기만의 생각이 있다. 그런 면이 실제 배우와 닮은 모습이라 생각했다. 희선 배우는 실제로도 굉장히 밝고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분인데, 극 중 일영에 어울리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극 중 등장하는 '아재 개그'는 누구 아이디어인가.
▶이병헌 감독의 유머와 제 것이 반반 들어갔다.(웃음)
-유해진 배우가 치호와 일영이 헤어지는 장면에서 연기하며 많이 울었다고 했다. 감독도 울었다고 했는데, 당시 배우 연기를 어떻게 봤나.
▶그 신을 찍을 때 저뿐만 아니라 모든 스태프들이 그랬을 거다. 저도 모르게 눈물이 쓱 나오더라. 솔직히 그렇게까지 눈물 연기를 잘하실 줄 몰랐다. 이전에는 그런 연기를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당시 연기를 보면서 '이런 것도 잘하는 배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해진 배우 연기도 좋았지만 희선 배우도 아픔을 표현해내는 모습을 보면서 더 놀랐다. 그날 배우분들 감정이 좋아서 행복했고, 행복의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있다.
-진선규 배우는 잘생긴 느낌으로 등장했다.
▶선규 배우는 과도할 정도로 자기 자신의 외모에 대해 자신감이 없더라. 처음 만나 한 말이 '제가 어떻게 멋있게 보일 수 있죠?'라는 말이었다. 어마어마한 우주 미남은 아니지만 (웃음) 충분히 매력이 있을 만한, 호감을 가질 만한 외모를 갖고 계시다고 용기를 드렸다.
-차인표 배우의 활약도 돋보였다.
▶차인표 선배님이 하신 역할은 어떻게 보면 유일한 빌런이지만, 영화 색깔상 미워보이면 안 되겠다 싶더라. 후반 장면이 설득이 되기 위해서는 화난 표정에도 선한 모습이 보이는 배우가 해줘야 했다. 그런 점에서 차인표 선배님은 아무리 화를 내도 그 안에 선한 모습이 있을 것 같은 분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선배님은 인생의 교본으로 삼고 싶을 정도로 좋은 선배님이신데,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구나'를 보여주셨다.
<【N인터뷰】②에 계속>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