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배우 박효주는 2001년 잡지 모델로 데뷔하며 연예계에 입문한 뒤, 배우로 전향해 현실감 넘치는 연기와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주며 관객과 만났다. 연기란 만족이 없는 것이기에 오래도록 사랑할 수 있었다는 그는 매 작품마다 작고 큰 숙제를 해내며 한 걸음씩 나아갔다. 그런 박효주에게도 최근 종영한 ENA 드라마 '행복배틀'에서 만난 오유진은 쉽지 않은 인물이었다고.
오유진은 겉으로는 행복하지만 내면에 감추고 싶은 과거, 비밀이 가득해서 누구보다'진짜' 행복을 만들고 싶어하는 인물. 2회만에 죽음을 맞는 오유진의 내면을 단기간에 설명해야 했고, 수많은 등장인물들을 움직이게 만들어야 했다. 박효주는 큰 부담감을 안고 '행복배틀'을 보냈다.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주며 호평을 받은 그는, 자신뿐만 아니라 수많은 제작진과 동료 배우들과의 협업 속에서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또 6세 아이를 키우고 있는 워킹맘인 박효주는 '행복배틀' 을 채운 '엄마'와 '여자'에 대한 이야기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촬영을 마치고 어떻게 지냈나. 본방송도 실시간으로 시청했을 텐데 .
▶촬영을 마치고 '잘 쉬기'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한없이 게을러 보기도 하자는 시기다. . 다 찍은 것도 아니고 뒷부분을 남겨두고 (방송이 시작) 하니까 방송을 보면서 몰랐던 감정을 다시 느끼기도 하고, 대본으로 본 것보다 더욱 진하게 다가오더라.
-이 작품에 출연한 이유는 무엇인가.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역할과 굉장히 달라서 흥미로웠고 궁금했다. 이런 역할을 해본 적이 없는데 감독님이 저를 불러주신게 너무 궁금했다. 그런 궁금증이 있었다. 작품으로 봤을 떄는 일찍 죽잖나. 그래서 후반부에 나오는지도 궁금했다. 무게감이 있는 인물을 해보고 싶은 욕망이 있었다. 물론 쉽지 않았다. 대본을 봤을 때 이 거대한 욕망덩어리 여자는 뭐지? 내가 이 여자의 과거 신을 초반 1, 2부 안에 해결해야 한다는 이상한 부담감과 책임감이 생기더라.
-숙제 같은 느낌이었나.
▶감독님이 중요한 인물을 맡겨주신 것 같아서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었다. 처음에는 이런 작업이 신선하게 느껴졌는데 연기를 하면 할수록 내가 잘 선택한 건가 고민이 되더라. 감독님에게 많이 의지했지만 조금 외롭기도 하고 다른 배역의 배우들이 부럽기도 하고 그런 마음이었다.
-어떤 점이 어려웠나.
▶심리적인 불편함, 이 역할을 잘 해내고자 하는 욕망 등이다. 이 역할을 하면서 스스로 의심을 많이 했다. 감독님이 많이 결단을 내려주기는 했지만 결국 내가 연기를 해야 하니까 어려움이 있었다. 그렇다고 내가 쉬운 걸 좋아하는 것 같지도 않다. 치열한 고민들이었는데 다 지나고 보니 얻는 게 더 많았던 것 같다. 사실 자기 연기가 마음에 드는 배우는 거의 없다. 그렇다고 해서 하염없이 나를 질타하고 싶지는 않고 충분히 그 고민에 젖어 있었구나 싶다.
-결과물을 보고 어떻게 생각했나.
▶시청자의 입장으로 결과물을 본 거다. 강우석 감독님이 예전에 배우들은 자기 혼자 다 해내려고 하는 면이 있는데 영화라는 건 정말 공동체 작업이라고 하셨던 것 같다. 그러니까 불안해 하지 말라고. 내가 혹여나 불안정했던 것이 있다면 그걸 다같이 채워주신 것 같다. 이야기가 휘몰아치는데 나도 몰입해서 재미있게 봤다.
-유치원 연극회에서 아이의 땅콩 알러지와 관련한 거짓말을 하던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나도 그 장면이 재미있었다. 이 여자의 사고방식이 궁금하다는 생각을 했다. 나도 물론 욕망이 있지만 오유진은 그걸 드러내는 스타일이다. 처음에는 낯설었다. 우정원 배우가 정말 연기를 잘 한다. 상대 호흡이 너무 중요해서 우정원 배우 덕분에 완성한 장면이다. 그 신을 재미있게 찍고 다 끝난 후 속이 시원해져서 다같이 맥주를 마셨던 기억이 난다.
-죽는 장면도 임팩트가 강렬했다.
▶너무 마음에 든다. 눈을 감고도 찍고 뜨고도 찍었다. 감독님이 뜨는 걸 제안하시더라. '굳이' 라는 생각도 했다. 눈 뜨고 거꾸로 매달리니 눈물이 나더라. 그런 경험은 처음이었는데 눈썹에 눈물이 맺히더라. 나도 내 캐릭터의 마지막 신이니까 애정을 가지고 임해야 하는데, 애정이 생기기도 전에 죽어야 되니까 어떤 마음일지 고민이 되더라. 공복을 유지하면서 찍었는데 호흡을 제대로 하기도 힘들더라. NG 나는 게 싫어서 더 집중해서 찍었다. 초반에 찍었는데 이 신을 찍으니까 그 다음부터는 감정적으로 더 수월했던 것 같다.
-이 작품의 매력 포인트는 무엇일까.
▶원작이 있는데도 반전이 계속 나와서 재미있었다. 미호가 살인미수로 끌려가고 도준이가 일어나면서 1막에서 2막으로 가는 느낌이랄까. 그런 전개가 예상하지 못한 면이어서 재미있었다.
-'행복배틀'의 시청률도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했다.
▶시청률도 봤지만 화제성이 더 느껴졌다. 주변에서도 많이 이야기를 해주시더라. 김성령 선배와 만났는데 바로 이 드라마 이야기를 하시더라. 많은 분들이 전해주셔서 감사했다. 저희 어머니도 '사람들이 자꾸 물어본다'면서 범인을 궁금해 하시더라. (웃음)
<【N인터뷰】②에서 계속>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