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어 대피방송 못들은 할머니.. 들쳐업고 나온 경찰
지난 20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홍수주의보가 내려진 15일 0시15분쯤, 장호원파출소 순찰2팀 고재중 팀장(경감)은 경기남부경찰청 112상황실의 ‘코드1’ 지령을 받고 오남2리로 달려갔다. 당시 오남리는 양수장이 역류하면서 주택이 침수돼 마을의 60가구 중 10가구가 침수 피해를 봤다.
경기남부경찰청이 이날 유튜브에 공개한 영상을 보면 고 팀장은 '마을에 독거노인 몇 분이 계시다'라는 마을 이장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 직접 찾아갔다. 주택 곳곳은 이미 마당까지 물이 들어찬 상태였다.
고 팀장은 창문을 열고 "할머니, 밖으로 나가셔야 해요. 저 경찰관이에요. 물이 지금 넘쳐서 피하셔야 해요"라고 소리쳤다.
할머니는 잠이 들어 대피방송을 듣지 못했는지 대피해야 한다는 고 팀장의 말에 "정말루? 어뜩혀"라며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연신 미안하다는 할머니에게 "미안할게 뭐가 있어요" 안심시켜
고 팀장은 할머니를 등에 업고 물바다를 건넜다. 할머니는 연신 "미안해"라는 말을 반복했다. 이에 고 팀장은 "할머니가 미안할 게 뭐가 있어요"라며 안심시켰다.
고 팀장은 이후로도 40여분 동안 마을을 돌아다니며 독거노인 5명을 포함한 마을주민 30여명을 안전하게 대피시켰다.
고 팀장은 "저희 부모님도 시골에 혼자 계신다"라며 "(할머니를) 업고 무조건 나가서 살고 보자는 마음이었다"라고 JTBC에 전했다.
고 팀장의 도움을 받은 한 할머니는 "나를 업어다 살려줬으니 미안하지. 그러지 않았으면 혼자 어떻게 할 뻔했어"라면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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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