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친강 중국 외교부장(장관)이 3주 넘게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외신과 중화권 매체는 물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중병설과 조사설, 불륜설 등 확인되지 않은 다양한 추측이 쏟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홍콩 유력지가 외부 기고문에서 친강 관련 부분을 임의로 삭제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친강 외교부장, 3주째 공식 석상서 사라져
17일(현지시간)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친 부장은 지난달 25일 베이징에서 베트남·스리랑카 외교장관과 러시아 외교차관을 만난 뒤 공개 석상에서 모습을 감췄다. 친 부장은 지난해 12월 부임한 이후 꾸준히 외국 측과 회담·통화 등의 공개 일정을 소화해 왔다.
지난 10일 홍콩 성도일보와 일본 요리우미신문은 "친 외교부장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휴양 중"이라며 "조만간 업무에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그러나 코로나19에 감염됐더라도 2주 정도면 회복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친 부장이 다른 이유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홍콩 미모의 여성 아나운서와 불륜설 확산
이 때문에 외신과 중화권 매체는 물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단기간에 회복하기 어려운 병에 걸려 별도의 공간에서 치료받고 있다는 설과 주미 중국대사 재임 시절 문제로 조사받고 있다는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또 한 방송국 여성 아나운서와 불륜 관계를 이어오다가 최근 드러났다는 설도 있다.
대만 언론 연합신문망(UDN)과 영국 매체 더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홍콩의 봉황위성 TV 앵커 푸샤오톈이 최근 방송 활동을 갑자기 중단했다. 그가 친 외교부장의 실종과 관련이 있다"고 전하며 불륜설을 제기했다.
최근 대만을 중심으로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친 외교부장과 푸샤오텐 사이에서 혼외자를 출산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기혼자인 푸샤오텐은 앞서 친 부장이 국무위원에 임명되던 당시 아들 사진을 웨이보에 공유하며 '승리의 시작'이라고 언급해 아들이 친 부장의 자식이 아니냐는 추측이 쏟아진 바 있다.
친강과 관련한 기사도 삭제.. 의구심 키워
공식 석상에서 사라진 친 외교부장을 두고 온갖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오피니언 코너에 글을 게재해온 중국 전문 프리랜서 작가 필립 커닝험은 18일 트위터에 "이미 행방불명된 친강, 내 오피니언 글에서도 사라졌다"고 전했다. 그는 "나는 외교부장 친강의 설명되지 않는 부재를 포함해 베이징을 찾는 존 케리(미국 기후변화 특사)가 직면한 녹록지 않은 문제들에 대해 지난 15일 SCMP에 논평을 기고했는데 친강과 관련한 5문장이 게재 승인 후 사전 고지 없이 삭제됐다"고 설명하며 자신의 원 기고문을 올렸다. 이어 "현재 친강의 행방이 묘연하다. 지난달 25일부터 직무 현장에서 그의 설명되지 않는 부재는 질병이나 갑작스러운 정치적 문제 탓임을 시사한다는 내용 등이 SCMP에서는 삭제됐다"고 덧붙였다.
영국 가디언은 이날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는 친강의 부재에 관한 논의가 검열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친강은 어디에 있나'로 검색하면 아무런 결과가 뜨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의 불투명한 정치 시스템은 고위 관리들이 갑자기 사라지는 이유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전직 실권자가 낙마했고 다음번에 모습을 드러내는 곳은 법정일 것이라는 경고의 신호"라고 지적했다.
한편 친 외교부장은 지난해 12월30일 왕이 중앙정치국 위원의 후임으로 외교부장으로 임명됐다. 이후 지난 3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현직을 유지하면서 국무위원으로 한 단계 승격했다. 그는 시 주석의 각별한 신임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