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양 방치한 주인, 뿔이 뒤틀리더니... 참혹한 결과

2023.07.08 10:03  

[파이낸셜뉴스] 뉴질랜드의 한 농가에서 양의 뿔이 안으로 뒤틀리며 자라 얼굴을 뚫는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되고 있다.

6일(현지시간) 뉴질랜드 뉴스허브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2월 뉴질랜드 동물학대방지협회(SPCA)에 뉴질랜드 수도 남쪽 와이카토 지역에 있는 한 농가에서 숫양의 뿔이 안으로 뒤틀리며 자라 끝이 얼굴을 뚫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은 SPCA는 해당 농가로 조사원들을 투입해 조사를 벌였다. 시력이 손상된 양은 방향 감각도 없이 계속 머리를 흔들어댔고, 상처 주변에는 파리들이 들끓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SPCA 대변인은 "양의 뿔이 이상하게 자라면서 눈 위쪽을 파고들었다"며 "특히 한쪽은 눈구멍을 뚫고 나올 정도로 끔찍했다"고 밝혔다.

SPCA는 수의사를 농가로 불러 양이 고통을 빨리 끝낼 수 있도록 안락사 시켰다.

로빈 키들 SPCA 임시회장은 "상처가 오랜 시간에 걸쳐 엄청난 고통을 가져왔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주인이 빨리 조처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며 "이는 동물을 방치한 것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양의 주인인 A씨는 "다른 곳에 가서 일하고 있었기 때문에 뿔이 안쪽으로 파고들고 있다는 사실은 몰랐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의 아내인 B씨는 "지난 2021년부터 양이 뿔 때문에 상처가 났다는 걸 알고 있었다"며 "양의 뿔을 잘라줘 본 적도 없고, 양이 자신을 공격할까 무서워서 가까이 가지도 못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안락사시키거나 뿔을 잘라주는 문제와 관련해 전화로 수의사들에게 문의한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근 동물 병원 두 곳에서는 그러한 전화를 받은 기록이 없던 것으로 확인됐다.

SPCA는 "양이 엄청난 고통을 받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들이 있었는데도 이를 무시한 것은 어떤 변명도 있을 수 있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A씨는 지난주 열린 재판에서 필요한 조처를 하지 않은 점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씨에게 443뉴질랜드달러(약 36만원)의 벌금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100시간 사회봉사명령과 함께 가축 소유 자격 박탈을 함께 명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