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로또 1등 만들어줄게요" 500만원 입금 후 결과는...

600만원 줬는데 1년에 '5000원 3번' 당첨
"사기 당했다" 경찰에 수사의뢰한 피해자

2023.06.13 10:04  
[파이낸셜뉴스] 복권 당첨 번호를 알려준다는 한 업체의 말에 속아 수백만원대 가입비를 냈다가 돈을 날린 피해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13일 경찰청 게시판에는 지난달 7일부터 전날까지 인천에 있는 A업체를 수사해 처벌해달라는 민원성 게시글과 댓글 등 100여건이 잇따라 올라와 있다.

"로또 1등 현실로 만들어주겠다"는 말에.. 수백만원 입금

민원인들은 A업체가 당첨이 보장된 로또 번호를 미리 알려주겠다며 서비스 이용을 유도한 뒤 가입비를 받아 금품을 가로챘다고 주장했다.

이 업체는 '로또 1등을 꿈이 아닌 현실로 만들어 주겠다'라며 회원을 모집했고 약속한 기한 내 당첨이 되지 않으면 환불해 준다며 가입자를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 양모씨는 2년 전 A업체로부터 광고 전화를 받고 500만원을 입금해 서비스에 가입했지만, 1년 넘도록 1등은 물론 3등 당첨도 구경할 수 없었다. 당첨이 안 되면 전액 환불이 가능하다는 말을 믿고 가입했는데, A업체는 서비스 기간을 1년간 무료로 연장해 주겠다며 환불을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씨는 "1년을 또 기다려서 환불할 시기가 되니 고객센터에서는 아예 전화를 돌려놓고 차단했다"라며 "나처럼 사기당한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액 환불해준다더니 전화 안받아" 피해자만 수십명

이 업체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알고리즘이나 엄선된 분석 시스템으로 산출한 값이라며 복권 번호 6개를 여러 개 조합해 회원들에게 제공했다.

아울러 3∼4가지 단계로 분류된 등급제를 만들어 등급을 올릴 경우 당첨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피해자를 꼬드겨 추가 비용을 받아냈다.

또 다른 피해자 신모씨는 A업체가 로또 1회차부터 최신 회차까지 당첨 패턴을 분석해 가장 높은 확률의 예측 번호를 제공하는 '마스터' 등급에 가입했다가 낭패를 봤다.

그는 "600만원을 주고 계약했지만, 1년에 5000원 3번 당첨된 게 전부"라며 "전액 환불해 준다고 했는데 계속 전화해도 받지 않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A 업체 관련 피해자들은 온라인 단체 대화방을 만들어 민사상 대응 방안을 논의하거나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하는 등 단체 행동을 하고 있다.

이에 경찰은 지난달 인천에 있는 A 업체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PC와 서류 등 증거물을 확보하며 강제 수사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수십명으로부터 고소장을 접수해 사건 관련자를 조사 중인 단계"라며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