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극본 정여랑/연출 김대진, 김정욱)이 지난 4일, 16회를 마지막으로 종영을 맞았다. '닥터 차정숙'은 20년차 가정주부에서 1년차 레지던트가 된 차정숙(엄정화 분)의 찢어진 인생 봉합기를 그린 드라마로 4월23일 방송된 4회부터 10%대의 시청률을 돌파하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배우 명세빈은 극 중 차정숙의 남편 서인호(김병철 분)과 불륜을 저지른 구산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최승희 역을 연기했다. 첫사랑인 서인호가 차정숙 사이에서 아이가 생기면서 결별을 맞은 후, 미국으로 떠났던 최승희. 이후 미국에서 우연하게 만난 서인호와 다시 만남을 가지게 되고 그 사이에서 딸 최은서(소아린 분)까지 낳게 되면서 계속해 서인호와 관계를 이어가게 된 인물이다.
불륜녀라는 캐릭터와 극 중 차정숙과 서인호 사이를 끊임없이 위협하는 인물로 등장해 시청자들 사이에서 미움을 사기도 했던 최승희. 이를 연기한 명세빈은 그간의 청순가련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매력있는 악역을 그려냈다는 평을 받았다.
최근 '닥터 차정숙' 종영에 앞서 취재진을 만나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진 명세빈. 그는 '닥터 차정숙' 속 최승희를 연기하며서 느낀 점과 드라마를 중심으로 한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들려줬다.
-종영소감을 전한다면.
▶정말 꿈 같다. 누군가 저한테 촬영하면서 스트레스가 있었냐고 물어봤는데, 스트레스가 없을 정도로 너무 좋았다. 또 예상하지 못했던 반응이 있었다. 예전에 어렸을 때 사람들이 좋아해줬던 반응을 다시 느끼고 있다. 그런 반응을 해주시니 새로운 느낌이고, 정말 행복하구나 싶다.
-가장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다면 무엇인가.
▶식당에 가거나 어디를 가면 아주머니들이 주로 좋아해 주신다. 반응은 반반이다. '왜 이런 역할 연기를 해'라는 반응도 있고, '새로운 연기 도전이 너무 좋다'라는 반응이다. 저는 욕하고 때릴 줄 알았는데 댓글에만 그런 반응이 많았고 현실에서는 없었다. 주로 '너무 안타깝다, 왜 이런 역할을 했어요, 그치만 잘 보고 있어요'라고 해주셨다. 또 기억에 남는 건 한 식당에 갔는데 아주머니가 '너무 좋다'고 하셔서 제가 '욕하셔야 하는 거 아니냐' 했더니 '우리가 다 완벽한 사람이 있겠냐'라고 하시더라. 차정숙은 완벽한 와이프, 완벽한 친정 부모님, 남편에게 다 열심히하는 완벽한 여자다. 승희도 그렇게 보이지만 속은 곪고 썩고 있는 건 마찬가지다. 그쪽으로 그 캐릭터에 공감하셨나 보다. 어떻게 사람이 완벽할 수 있냐고 하시는데 시청자분들이 이분법적으로 선과 악으로 보는 게 아니라 캐릭터 삶을 전반적으로 보시는구나 생각했다.
-자칫 잘못하면 밉상 캐릭터로 보일 수 있는데, 작품에 출연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무엇인가.
▶예전부터 이런 캐릭터를 도전해보고 싶었다. 항상 같은 이미지로만 갈 수 없다. 어떻게 나이가 드는데 청순가련으로만 남을 수 있겠나. 나라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캐릭터를 모아서 보는 게 작품을 하는 목적이 아닐까 싶어서 이런 역할을 하고 싶다라고 생각했다. 저한테도 악한 모습이 있고, 다른 모습도 있는 걸 표현하고 싶었다. 또 대본을 봤을 때 너무 재밌었다. 승희의 전사가 별로 나오지 않고 띄엄띄엄 나와서 감정이 많이 설명되지 않아서 속상하기는 했는데 김병철 선배와 작업을 하면서 많은 얘기를 했었다. 사실 드라마에 합류한 게 제가 제일 마지막이었다. 드라마 자체는 굉장히 오래 전부터 작업을 하고 있었고 승희 역에는 어떤 분이 할까 고민했는데 제가 캐스팅 됐다. 그러다보니 제가 캐스팅 되자마자 촬영을 빨리 진행하시더라. 몇개월 동안 대본을 본 사람과 달리 저는 급하게 들어가야 했다. 그래서 엄정화 선배, 김병철 선배, 김미경 선배를 찾아가서 얘기를 눴다. 그러면서 캐릭터를 만들어나가려고 했다.
-승희는 왜 인호를 떠나지 못했다고 생각하나.
▶생각하면 너무 열 받는다. 보통 어릴 때 상처를 받는다고 하면 감당할 수 있을 때가 있고 감당할 수 없으면 트라우마가 된다. 승희는 자신이 가진 상처 모든 것을 인호에게 오픈해서 얘기했는데 인호가 뒷통수를 친거다. 사회로 나아가기 전 단계에서 이런 상황을 맞이했다. 승희는 첫사랑일 텐데, 연애의 시작이 꼬이고, 남편관, 가정관이 꼬이고 얼마나 힘들었겠나. 그 상처에서 벗어날 수 없는 거다. 어떤 남자를 만나냐에 따라 연애관이 생기는데 인호의 첫사랑에 대한 게 크게 작용한 것 같다.
-인호의 매력은 도대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보기에는 인호도 일에 있어서 완벽하고 아들을 지키고 가족을 지키는 중심이 있다. 그러면서도 우유부단함도 매력인 것 같다. 다 가진 것 같지만 가진 것 같지 않은 매력이 있다. 첫사랑으로서 인호의 집도 부잣집이었다. 그러면서 통하던 것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한 게 의지가 된 게 아니었을까 싶다.
-승희가 은서를 출산하기로 결정하게 된 과정도 복잡했을 터인데, 승희는 어떤 과정을 거쳤을 거라고 생각했나.
▶임신을 했는데 이 생명을 과연 함부로 할 수 있을까에 대해 수많은 고민이 왔다 갔다 하니 복잡했을 것 같다. 대사처럼 승희는 핏줄에 대한 갈급함이 있다.
<【N인터뷰】②에 계속>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