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한병찬 김정현 기자 = 도박 장면을 유튜브로 24시간 생중계하며 회원을 모집해 450억원의 도박 자금을 모은 일당이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도박공간개설 혐의를 받는 유튜버 일당 9명을 모두 송치했다고 밝혔다. 그중 총책 전모씨(27)를 포함한 4명은 구속 송치했다.
이들 일당은 지난해 6월부터 검거되기 전까지 유튜브에 '바카라XX TV' 등 채널 33개를 개설하고 도박 장면을 실시간 중계하며 시청자가 도박 사이트에 가입하도록 유도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채널의 구독자는 33개 총합 23만여명에 달했으며 일당이 8개월간 유령법인 명의의 불법 도박 계좌로 입금받은 금액은 4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달 초 인천 부평구 일대 사무실과 자택에서 이들 일당을 모두 검거했다. 30대 남성 한명을 제외하고 모두 20대로 알려진 이들은 중학교 동창 또는 같은 동네 선후배 사이로 전해졌다. 자금관리를 담당했던 전씨의 남매 1명도 공범으로 함께 송치됐다.
이들 일당이 범행을 위해 치밀하게 계획한 정황도 포착됐다. 전씨는 인천 부평구 일대 오피스텔에서 홍보 사무실을 운영하며 2인1조로 3개조(△도박조 △주간상담조 △야간상담조)를 편성해 불법 도박을 24시간 생중계하면서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통해 회원을 모집했다. 유인된 사람들은 오픈 채팅방에서 추천인 코드를 받아 미국에 서버를 둔 도박사이트에 회원가입·로그인한 후 불법 도박을 했다.
이들은 수사기관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사무실을 2~3개월 단위로 이전하고 생중계 때는 마스크와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리는 등 신분을 숨겼다. 유튜브 채널도 타인 명의의 계정을 구매해서 이용했으며 대포폰 및 대포통장을 통해 홍보 및 입금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사이트를 통해 도박을 한 사람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며 "경험칙에 따라 일정 횟수와 과액을 고려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특히 총책 전씨는 도박사이트 본사 관리책으로부터 회원 유치 대가로 8억원 상당의 현금을 건네받고 나머지 일당에게 월 300만~100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일당이 보유한 현금 및 고급 손목시계 등 6350만원을 압수하고 사무실 임대차 보증금 등 1억원을 기소 전 추징보전 조치했다"며 "이들의 유튜브 채널 차단을 방송통신위원회에 요청하고 도박사이트 본사 관리책 등 나머지 공범도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경찰은 엄정한 수사는 물론 유튜브와 같은 대형 플랫폼 범죄일 경우 누구나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기에 지속적으로 단속을 이어나갈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