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글로벌 팬덤이 직접 만들고 데뷔시키는 K팝 보이그룹 메이킹 프로젝트 엠넷 '보이즈 플래닛'이 지난달 20일 종영했다. K그룹(한국), G그룹(글로벌) 연습생들이 하나의 목표를 두고 치열한 대결을 펼쳤고, 투표를 통해 프로젝트 그룹 제로베이스원이 탄생했다.
'보이즈 플래닛' 초반 가장 주목받았던 연습생은 단연 펜타곤 멤버 후이다. 데뷔 8년 차에 히트곡까지 보유한 베테랑 아이돌의 등장은 연습생들은 물론 K팝 팬들까지 놀라게 했다. 본인 역시 많은 고민 끝에 출연을 결정했다고. 후이는 부담감이 큰 상황에서도 본인의 역량을 발휘하며 팬들의 지지를 얻었다.
물론 서바이벌이 쉽지만은 않았던 게 사실이다. 후이는 '보이즈 플래닛'을 하는 기간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간'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렇지만 본인의 위치에 안주했던 후이에게 '보이즈 플래닛'은 '좋은 자극제'가 됐다.
후이는 서바이벌 초반까지 데뷔조인 '톱9' 안에 들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순위가 소폭 하락해 최종 13위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아쉽지는 않았다고. 후이는 '보이즈 플래닛'에 출연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팬들의 사랑을 얻었다며,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하다고 말했다.
긴 여정을 마치고 펜타곤으로 돌아와 다시 도약을 준비 중인 후이를 뉴스1이 만났다.
<【N인터뷰】①에 이어>
-베테랑 아이돌에서 연습생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리스크도 있을 테고. 그런 부분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는지.
▶부담이 많았다. 매 무대마다 '삐끗하면 큰일 난다'는 부담을 안고 무대에 임했다. 모든 무대가 소중하니까 하나씩 오를 때마다 인생을 걸고 하게 되더라. 이 때문에 너무 예민해져서 몸이 아플 리가 없는데 아프게 느껴질 정도였다.
-스타 레벨 테스트에서 펜타곤의 '빛나리'를 선곡해 무대를 꾸민 연습생이 있었다. 원곡 가수로서 기분이 묘했을 것 같다.
▶집에 가고 싶었다.(웃음) 현장에서 연습생들이 너무 떨리니까 본인들끼리 손을 잡고 나오는데, 진짜로 펜타곤 멤버들이 너무 보고 싶었다. 우리도 예전에 그런 추억들이 있으니까 오버랩이 되면서 예전 생각이 많이 나더라. 그래도 이미 (나오기로) 선택을 했고 잘 해내야 하니까 마음을 다잡았는데, '빛나리' 무대를 하는 걸 보고 참고 있던 눈물이 났다. 멤버들이 보고 싶었던 것 같다.
-'에너제틱'이라는 곡을 준 워너원 출신 황민현, 김재환이 스타 마스터로 나왔을 때는 어땠나.
▶황민현 선배님이 스타 마스터로 나오셨을 때 '내가 진짜 여기에 왔구나'하면서 서바이벌 도전이 실감 났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촬영 초반이 가장 힘들었는데, 적응도 해야 하고 무대도 준비해야 해 이래저래 생각이 많아지더라. 그때 촬영을 하면서 황민현 선배님과 잠깐 대화를 나누게 됐다. 힘드냐고 물어보셔서 쉽지 않다고 답했더니, 본인도 쉽지 않았다고 하면서 응원을 해주시더라. 그게 정말 감사했다. 선배님도 많이 힘들었을 텐데 그걸 이겨내고 지금 멋지게 활동하고 있으시니까, 나도 이 시간을 잘 견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인 외에도 그룹으로 활동하다가 '보이즈 플래닛'에 참가한 연습생들이 있지 않나. 공감대가 있었겠다.
▶너무 많았다. 사실 내가 업텐션 동열이한테 진짜 의지를 많이 했다. 나보다 1년 먼저 데뷔한 선배님이시기도 한데, 그래서 존재 자체로도 큰 힘이 되더라.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찾아가서 '이러이러한 일이 있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니' 하고 고민을 많이 털어놨다. 무조건 끝까지 같이 가고 싶은 친구였는데 중간에 동열이가 탈락하게 됐다. 그즈음에는 정말 많이 울었다.
-거의 10년 만에 다시 연습생이 되지 않았나. 요즘 연습하는 친구들을 보며 본인 때와 달라진 점을 느꼈나.
▶확실히 요즘 친구들이 너무 잘하고 춤도 잘 춘다. 예전에는 연습을 할 때 뭔가를 잘 따라하는 걸 주로 했다면, 이제는 연습생들이 표현을 더 자유롭게 잘하더라. 또 내가 연습생 때는 손가락 각도까지 맞추는 '칼군무'를 하는 게 아이돌의 기본자세 같은 느낌이었는데, 요즘엔 개개인의 매력과 표현에 집중하는 느낌이다. 춤으로서 뭔가를 표현하는 것에 대해 이렇게 깊게 고민해 본 적이 없어서 처음에는 너무 힘들었다. 연습실에서 거울을 통해 잘하는 연습생들을 보면서 '저 친구의 어떤 장점을 가져올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도 했다. 부족함을 느끼면서 동생들한테 솔직한 피드백도 듣기도 하고, (그 과정을 통해) 많이 배웠다. 그렇지만 누군가와 나를 비교하면서 스스로를 작아 보이게 하는 생각은 안 하려고 노력했다.
-닮고 싶은 연습생이 누구였는지도 궁금하다.
▶느낌을 가져오고 싶었던 건 박한빈 연습생이다. 마지막에 춤을 보고 배운 친구인데, 정말 잘하더라. 내가 데뷔하고 활동도 했음에도 이 친구의 춤을 보고 바로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기표현이 명확하고 자유로웠다. 또 닮고 싶은 친구는 성한빈 연습생. 실력도 실력인데 됨됨이가 정말 멋진 친구다. 이 친구가 잘 되면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싶다는 이야기를 항상 했다. 그만큼 너무 괜찮은 사람이다.
-반대로 경연을 하면서 스스로의 강점을 확인하기도 했나.
▶강점이라기보다, '내가 무대에 많이 오르긴 했구나' 하는 순간은 있었다. 소리가 잘 들리는데도 인이어를 뺀다던가 하는 모습이 멋있더라. 프로다운 느낌.(웃음) 표정이나 제스처 외에도 무대에서 끼를 부리고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팬들이 많이 좋아해 주시더라. 또 연습생 때 양요섭 선배님이 마이크를 돌리시는 걸 보고 멋있어서 따라 했는데, 그런 것들도 동생들이 보기에는 멋있는 것 같았다.(미소)
<【N인터뷰】③에 계속>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