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아들 극단선택 막아달랬더니 '50발 총격' 퍼부은 美 경찰, 무슨 일?

출동한 경찰, 경고 6초 만에 '총격'
아들 여러차례 수술 끝 목숨 건져
사고 2년만에 경찰 고소 '법의 심판'

2023.05.12 15:16  

[파이낸셜뉴스] 가족이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 하니 도와달라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미국 경찰이 차에 타고 있던 자살 시도자에게 50여발의 총격을 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0일(현지시간)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 사건은 2021년 5월7일 오후 6시 15분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요크 카운티의 한적한 도로변 숲에서 벌어졌다.

당시 트레버 뮬리넉스는 애인과 다툰 뒤 절망해 자신의 픽업트럭 운전석에 앉아 사냥용 산탄총으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고 있었다. 그의 어머니는 차 밖에서 4시간째 아들을 설득하는 중이었다.

이같은 사실을 알게 된 다른 가족들의 신고로 현장에 경찰관 4명이 출동했다. 그런데 출동한 경찰관들은 곧장 “손을 들라”고 수차례 외쳤고, 이내 트레버를 향해 총을 발사하기 시작했다.

당국이 경찰관 바디캠 등을 통해 조사한 결과 경찰관들은 경고를 한 지 약 6초 만에 픽업트럭을 향해 50발이 넘는 총알을 퍼부었다. 트레버는 머리에 3발을 비롯해 양손과 사타구니 등에 모두 9발을 맞았다.

트레버는 피를 흘리는 상태로 수갑을 차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여러 차례 큰 수술을 받은 후에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

모자는 사건 발생 2년 만인 지난 5일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찰 당국과 현장에 있던 경찰 4명을 요크 카운티 민사법원에 고소했다.

경찰관 몸에 부착된 바디캠과 픽업트럭 앞에 세워진 경찰차 CCTV 영상에는 이들이 총을 뽑고 발사해 트럭 앞 유리가 순식간에 벌집이 되는 장면이 생생하게 찍혀 있었다.
이 장면을 옆에서 보고 있던 비슨이 비명을 지르며 아들 있는 트럭으로 달려가는 장면도 담겼다.

경찰관들은 뮬리넉스가 총을 집어 들려 해 부득이하게 총을 발사했다고 주장했지만, WP는 카메라 영상에서 이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또한 경찰 측은 성명에서 “문제의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들은 훈련받은 대로 위협에 적절하게 대응했다”며 사우스캐롤라이나 사법 당국 조사에서도 이들이 아무런 잘못을 범하지 않았음이 확인됐다고 일축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