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스뮤직·쎈느, 협업 '팝업 스토어' 화제
"확장성을 가진 아티스트 콘텐츠"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사쿠라라는 이름에서 직관적으로 떠오르는 벚꽃을 형상화했는데 아이스크림 같은 차진 식감이 그녀의 끈기를 연상케 하는 '피어낫꾸라'부터 가장 기본적인 크림치즈 케이크 같지만 단단한 외형에 상큼한 블루베리가 단정하게 박힌 모습이 리더 김채원 같은 '블루베리채즈', 굳센 외형과 달리 카눌레 크림과 무화과·석류의 달콤새콤한 맛이 어우러져 입안의 불꽃놀이 같은 반전의 식감을 자랑하는 허윤진의 '마카롱인지몰랐지롱?', 겉면에 뾰족하게 결을 살린 머랭의 모습이 마치 백조의 깃털 같아 발레를 한 카즈하의 모습이 겹쳐질 수밖에 없는 '스완 알레스카', 초콜릿 무스·브라우니 등 초콜릿의 다채로운 질감이 홍은채의 달달한 사랑스런 모습을 압축한 듯한 홍은채의 '초코가 이~~만채'까지.
K팝 아이돌과 디저트는 미학적으로 닮았다. 아름다움을 위해 메시지(아이돌)·맛(디저트)을 함부로 포기하지 않는다.
4세대 K팝 간판 걸그룹 '르세라핌(LE SSERAFIM)'과 소속사 쏘스뮤직이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7일까지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쎈느'에서 성료한 팝업 스토어 '르세라핌 2023 S/S 팝 업(LE SSERAFIM 2023 S/S POP UP)'이 증명한 사실이다.
특히 애니브(피어낫꾸라)·제이엘 디저트바(블루베리채즈)·재인(마카롱인지몰랐지롱?)·라바즈(스완 알레스카)·세드라(초코가 이~~만채) 등 르세라핌 각 멤버들을 상징화한 갸토(케이크 종류)를 만든 디저트 숍들은 디저트 마니아들의 지지를 받는 유명한 곳들이다.
이들을 섭외한 것 자체로 르세라핌 팬덤 '피어나'뿐 아니라 디저트 팬덤까지 팝업으로 불러들이는 모객 효과를 일으켰다. 이 디저트들은 팝업 기간 내내 매일 '품절 대란'을 일으켰다. 아이돌 팬덤 중엔 디저트 마니아들도 많다. 탐미주의 혹은 낭만주의가 군무를 추고, 각 개성의 은유·상징이 점철되기 때문에 아이돌과 통하는 지점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디저트는 멤버들의 특징과 의견 그리고 취향, 각 디저트 숍들의 각 장점과 기술들이 절묘한 배합을 이룬 결과물이다. 예컨대 애니브의 미니멀함, 제이엘 디저트바의 세련됨, 재인의 노련함, 라바즈의 세공력, 세드라의 농밀함이 사쿠라의 청초함, 김채원의 도회미, 허윤진의 내공, 카즈하의 우아함, 홍은채의 꽉 찬 에너지를 잘 상징했다.
아이돌의 하나의 세계이듯 잘 만든 디저트도 하나의 세계다. 이 세계를 위한 세금은 상당한 시간이다. 아이돌의 다재다능함과 디저트 셰프의 장인 솜씨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 기획을 성사시킨 쏘스뮤직과 쎈느 신민호 비즈니스 디렉터는 최근 서면 인터뷰에서 "르세라핌 멤버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입을 모았다.
◆르세라핌 팝업 스토어 디저트 및 브랜딩 관련 쏘스뮤직 답변
-각 디저트마다 멤버들의 이미지를 녹여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멤버별로 매치된 디저트 가게는 어떤 기준이 있었나요? 멤버들의 의견은 얼마나 들어갔나요?
"팝업 스토어를 기획할 때부터 르세라핌을 있는 그대로 소개해야 많은 분들이 더 공감해 주실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처음 F&B 제작도 르세라핌 멤버들의 취향을 그대로 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을 했고요. 우선 멤버분들이 좋아하는 과일류, 디저트류에 대한 의견을 받으면서 아이디어가 시작됐습니다. 쎈느에서 워낙 대단한 파티셰 분들을 추천해 주셨고, 저희는 파티셰 분들이 제작하셨던 갸토류를 보면서 '이 분께서는 이 멤버의 갸토를 만들어주시면 좋겠다' 정도의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쎈느에서 답변주신 것 처럼 처음에는 블라인드로 매칭이 되셨다고 하지만 저희가 기대했던 파티셰 분들이 그대로 매칭돼 신기하기도 했고요. 이 과정에서 쎈느와 파티셰 분들이 적극적으로 저희 의견을 반영 해주셔서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전체 디저트 판매량을 대략 공개해주실 수 있는지요.
"구체적인 일자별 판매량을 전달드리긴 어렵지만 저희가 준비한 수량은 모두 품절됐습니다. 갸토를 파티셰 분들이 모두 직접 제작하시다보니 하루에 제작할 수 있는 수량이 정해져 있었습니다. 감사하게도 파티셰 분들이 정말 열심히 제작해주셨고 덕분에 갸또를 드신 많은 분들이 만족해 주신 것 같습니다."
-물론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만 관련 디저트가 나오는 건 아니지만 앞서 방탄소년단 버터 쿠키, 뉴진스의 토끼 모양 케이크 등도 좋은 평가를 얻었어요. 하이브 내에서 이런 프로젝트를 꾸준히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하이브는 멀티레이블 체제 하에 각 레이블이 각자의 색깔을 가지고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타 레이블들이 어떠한 배경에서 해당 프로젝트들을 진행했는지 설명드리는 것은 어려울 듯 합니다. 다만, 하이브는 '음악에 기반한 세계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기업'을 지향하고 있으며 이러한 지향점에 '라이프스타일' 사업으로의 확장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고, F&B 관련 프로젝트들도 이러한 방향의 일환이라고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르세라핌 이번 디저트가 타 아티스트와의 차별점은 무엇이었습니까?
"F&B 협업 프로젝트 자체가 K팝 산업에서 특별한 시도는 아니기 때문에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가장 신경 쓴 것은 '르세라핌만의' 브랜드 방향성을 프로젝트에 최대한 반영을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브랜드로서 르세라핌은 보다 세련된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으며, 르세라핌의 모든 콘텐츠들은 팬들이 깊게 파고들 수 있는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향성을 F&B에도 미각적&시각적으로 적용하기 위해 업계에서 가장 실력 있는 톱클래스 파티셰분들과 협업을 진행하고자 했습니다. 5개의 케이크 일관된 비주얼 정체성을 반영하고자 컬러적인 측면에서 쎈느 측에 많은 요청을 드렸습니다. 저희의 의견을 반영해주시느라 파티셰분들이 많이 고생하셨을 것 같은데 감사드립니다."
-르세라핌의 로고는 세계적 권위의 국제디자인공모전에서 잇따라 상을 받았는데요. 이런 세련된 로고의 활용도 브랜딩에 아무래도 큰 효과를 미치겠죠? 아울러 르세라핌 웹툰도 팀의 브랜딩에 어떻게 녹이려고 하는지도 궁금하네요.
"르세라핌의 BI(Brand Identity)는 처음부터 다양한 사업으로의 확장을 염두에 두고 제작했습니다. 르세라핌의 로고모션 영상은 시각적으로 세련될 뿐만 아니라 브랜드의 스토리를 담고 있습니다. 그간 하이브가 쌓아온 브랜딩 및 스토리텔링의 핵심이 담긴 결정체라고 봐주셔도 좋을 듯 합니다. 덕분에 르세라핌 BI 디자인이 '이프 디자인 어워즈(iF Design Awards)'와 '레드 닷 어워즈(Red Dot Awards)'처럼 세계 디자인 어워즈에서도 수상 할 수 있었던 것 같고요. 그리고 이러한 노력이 팬덤과 대중들에게 전달되고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것을 이번 팝업 스토어 및 라이프스타일 제품들에 대한 높은 관심을 통해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BI 디자인 및 이를 활용한 제품들에 대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관계자분들도 많은 찬사를 보내주셔서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도 브랜드 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더해지고 있네요."
-이번 르세라핌의 음반, 팝업 등의 브랜딩으로 팀에 어떤 시너지가 생겼다고 판단하고 계시나요?
"음반 활동을 통해 이미 많은 분들의 르세라핌이 추구하는 방향에 대해 이해하고 공감해주고 계셨으나, 이번 팝업과 르세라핌 머치)를 통해 더 명확하게 이러한 감성을 전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특히 의류 제품군을 애슬레저룩(일상복처럼 입을 수 있는 운동복)으로 르세라핌이 가지고 있는 건강한 이미지가 더 강화되는 효과를 거뒀다고 생각합니다. 전반적인 비주얼 감성을 통해 르세라핌의 세련된 이미지를 더 많은 분들에게 각인 시킬 수 있었습니다."
◆디저트 관련 쎈느 답변
-이번 르세라핌 '2023 S/S 팝 업'에서 특히 디저트를 보고 맛보고 정말 놀랐습니다. 디저트를 꽤 좋아하는 편에 속하는데 이렇게 완성도 높은 아이돌 팝업 디저트는 처음 봤어요. 내로라하는 디저트 숍과 협업을 했는데, 섭외 기준은 무엇이었나요?
"각 파티세리(케이크점)를 선정한 기준은 무엇보다도 갸토 상품을 만들기 위한 기술적인 완성도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였고요. 아울러 시장에서의 팬덤을 형성하고 매일 신선한 디저트들을 만들어 내는 곳들 중 최소 10년 이상 독립적인 메뉴 개발 경력을 가진 톱클래스 파티셰들을 섭외 했습니다."
-아울러 이미 각각의 디저트 숍은 충성 고객이 많은 곳이라 원래도 바쁠 텐데 이번 협업에 적극 관심을 보였나요? 아니면 설득이 필요했습니까? 처음부터 호응이 컸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만약 설득을 했다면 그 설득의 주요 내용은 무엇이었나요?
"워낙 인기 있는 업장들이고 수많은 명품 브랜드들의 행사 협업 요청을 받는 셰프님들이라 저도 다섯 분을 한 기간에 모시고 개발까지 새로 해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 어려움이 있을 거라고 예상했습니다만, 일단 르세라핌이라는 협업 대상 콘텐츠의 신선함, 성수동의 가장 핫한 공간 플랫폼인 쎈느라는 장소적인 매력도와 전문적인 디저트 생산까지 가능한 부분이 복합적으로 좋은 협업으로 받아들여 주셔서 섭외는 생각했던 것보다는 그렇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다행히 셰프님들과의 그동안 좋은 신뢰 관계를 쌓아온 덕분에 이번 팝업 기획을 믿어주신 것 같아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멤버들의 이미지를 녹여낸 각각의 디저트의 디자인과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머랭 각각의 결이 꼭 백조의 깃털 같았던 카즈하 씨의 스완 알래스카가 대표적이죠. 다른 멤버들의 디저트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각 디저트마다 멤버들의 이미지를 녹여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멤버별로 매치된 디저트 가게는 어떤 기준이 있었나요? 멤버들의 의견은 얼마나 들어갔는지 궁금합니다.
"르세라핌 멤버들이 좋아하는 과일과 디저트 종류에 대해서 미리 하이브를 통해 공유 받았고, 우선은 멤버 정보를 비밀로 한 채 셰프님들이 자신있는 취향을 선택하도록 했습니다. 즉, 각 멤버별로 좋아하는 과일과 디저트 스타일 취향들을 가장 잘 풀어낼 파티셰와 매칭된 것이라 생각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미 셰프님들이 취향을 선택하실 때부터, 주재료와 풀어내야 하는 디저트의 종류 몇 가지를 머리 속에 그리셨고, 매칭된 멤버들을 확인하신 후에 카즈하 씨의 백조 이미지처럼 좀 더 멤버들의 특징을 구체적으로 녹여내려고 노력하셨습니다. 그리고 갸토 상품을 개발하면서 컨펌 샘플 품평, 생산 샘플 품평 등의 실물 품평회를 하이브 담당자들과 계속적으로 진행하면서, 각 멤버들의 의견을 추가적으로 반영해 주재료를 과감하게 바꾸기도 했습니다. 르세라핌 멤버들이 각 갸토 케이크의 이름을 직접지었는데, 이를 보면 얼마나 애정을 가지고 참여했는지 아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최근 Z세대 사이에선 잘 가공된 디저트에서 미학적인 면모와 장인적인 솜씨를 찾습니다. 그런 부분들이 K팝 아이돌, 특히 르세라핌의 이미지와 어울리는 부분이 있다고 판단하신 건가요?
"르세라핌은 각 멤버별로 완벽하고 독립적이며 다소 시크한 이미지로 차별화 되고 있다고 이해했습니다. 그런 부분 때문에 Z세대에게는 그들이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나 싶더군요. 그래서 쏘스뮤직 GM 김주영님에게 이번 팝업은 르세라핌의 그러한 차별화 된 매력을 극대화 하고 싶다는 의지를 전달 받았습니다. 최고의 파티셰들이 각 멤버들의 특징에 맞게 시크하지만 섬세한 예술품 같은 갸토 케이크를 만들어 낸다면, 이보다 좋은 협업 결과물이 또 있을까 싶었습니다."
-실제 저를 포함해 디저트에 관심 있는 이들은 이번 팝업 특히 디저트 협업으로 쏘스뮤직과 하이브의 감각을 높게 봤다는 평가도 나오는데요. 이렇게 K팝 아이돌, K팝 기획사와 협업하는 건 카페 입장에선 어떤 부분의 시너지가 있나요?
"K팝 아티스트와의 협업은 처음이었습니다. 확장성을 가진 아티스트 콘텐츠와의 협업은 쎈느의 남다른 기획력과 운영 노하우를 극대화해 제대로 보여줄 수 있었던 아주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쏘스뮤직과 하이브도 방문객의 긍정적인 피드백을 체감했기에 이번 협업이 좋은 시너지를 발생시켰다고 생각할 것 같습니다.
-이번 디저트들은 안타깝게도 팝업이 끝나면 더 이상 판매를 하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호응이 좋았던 만큼 계속 판매할 의향도 혹시 있나요?
"아쉽지만 이번 협업 디저트들은 팝업 종료 후에는 판매하지 않습니다. 이번 르세라핌 팝업 기간 동안 한정적으로 진행한 디저트들은 르세라핌 멤버들의 취향을 담은 주재료들을 사용했으나, 팝업이 끝난 이후에는 시기별로 가장 맛있는 제철 과일들과 여러가지 다양한 식재료들을 접목한 좀 더 업그레이드 된 쎈느만의 갸또 케이크들이 앞으로 계속적으로 출시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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