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뉴스1) 이종재 기자 = 내연관계였던 여성에게 빌려준 돈을 갚으라며 63회에 걸쳐 전화를 걸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낸 혐의로 기소된 60대가 항소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제1형사부(심현근 부장판사)는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도로교통법위반(무면허운전) 혐의로 기소된 A씨(66)의 항소심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4개월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또 A씨에게 스토킹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1심 재판부는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채무변제를 요청하는 의도에서 행해진 비연속적 단발성 접촉이라고 판단,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A씨의 행위가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넘어섰다고 보고 유죄로 인정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0월24일 춘천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다음날 오전까지 내연관계였던 B씨(46·여)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이에 B씨는 112신고를 했고, A씨는 출동 경찰관으로부터 피해자에게 연락하지 말 것을 고지받았다.
그럼에도 불구 A씨는 자신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빌려준 돈을 돌려달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을 비롯 아침부터 저녁까지 총 63회에 걸쳐 B씨에게 전화를 걸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낸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씨는 자동차운전면허 없이 승용차를 운전해 B씨의 집까지 이동, 도로교통법위반(무면허운전) 혐의도 공소장에 포함됐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B씨의 주거지를 찾아간 일수가 2일에 불과한 점과 발송한 문자메시지의 주된 내용은 피해자가 빌린 금액(220만원)을 갚을 것을 요구하는 내용인 점 등을 토대로 피고인으로서는 피해자에게 연락을 취할 동기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1심은 공소사실 중 무면허운전 혐의는 유죄로 인정해 징역 4개월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비록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상환을 구하는 의사로 메시지를 전송했더라도, 이는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넘어선 행위에 해당한다”며 원심판결을 깨고 스토킹 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을 추가했다.
이어 “피해자의 문란한 생활에 대한 소문을 알고 있다는 메시지, 돈을 갚지 않으면 피해자 남편에게 알리거나 평판을 저해할 것임을 암시하는 메시지 등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킬 만한 메시지 내용”이라며 “피고인이 이틀에 걸쳐 피해자 주거지를 방문한 점, 문자메시지·전화 횟수가 하루에 그치긴 했으나 연락횟수가 63회로 적지 않고, 스토킹 행위에 대한 경고장을 받고도 연락을 지속해 행위의 지속성·반복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