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전일 암호화폐 전문은행 '실버게이트 캐피털'이 청산을 발표한데 이어 실리콘밸리의 지방은행 'SVB 파이낸셜'이 현금을 마련키 위해 주식을 대거 매각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9일(현지시간) 미국 금융주가 일제히 급락한 것은 물론 암호화폐도 급락하고 있다.
◇ 실버게이트 청산 발표, 주가 42% 폭락 : 전일 실버게이트는 청산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9일 미국증시에서 실버게이트는 전거래일보다 42.16% 폭락한 2.84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 회사는 전일 금융 당국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최근 시장 상황에 비추어 실버게이트는 은행 운영을 질서 있게 중단하고, 은행을 자발적으로 청산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실버게이트는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준 회원사로, 전통의 은행이다. 이런 실버게이트는 암호화폐가 출현하자 암호화폐와 기존 은행을 연결해 주는 관문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그러나 FTX 파산 사태에 물리면서 2022년 4분기에 10억 달러(1조3056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또 뱅크런(대규모 예금 이탈)으로 고객 예금 140억 달러(약 18조원)가 인출됐었다.
뱅크런에 시달리던 실버게이트가 결국 청산을 선택한 것이다. 이 같은 소식으로 실버게이트의 주가가 42% 폭락했을 뿐만 아니라가 비트코인도 전일 2만2000달러가 붕괴되는 등 급락했다.
◇ SVB 파이낸셜 주가 60% 폭락 : 이어 9일에는 실리콘 밸리의 지방은행인 SVB 충격으로 미국 금융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SVB는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본사를 둔 지방은행이다. 지역 특성상 주로 벤처 업체에 대출을 해주고 있다.
그러나 최근 빅테크 기업의 감원이 잇따르는 등 IT업계가 위기를 맞자 스타트업(새싹기업)에 대출해 줄 자금이 바닥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연준이 공격적 금리인상에 나섬에 따라 펀딩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SVB는 이날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모두 22억5000만 달러(약 2조9700억원)의 주식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주가가 60% 이상 폭락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SVB는 60.41% 폭락한 106.04 달러를 기록했다.
SVB의 주가가 폭락하자 주로 벤처 업체에 대출을 해주는 동종 은행의 주가도 일제히 급락했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퍼스트 리퍼블릭’이 16.5%, 지온 뱅코프가 12% 각각 급락했다.
◇ 미 4대 은행 시총 하루새 69조 증발 : 이뿐 아니라 미국 유수의 은행인 JP모건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모두 5% 이상 급락하는 등 미국 주요 은행들의 주가도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하루에만 미국 4대 은행의 시총이 520억 달러(약 69조원) 증발했다.
이에 따라 이날 S&P 금융부문은 4.1% 급락했다. 이는 2020년 6월 이후 최대 일일 낙폭이다.
금융 부분이 급락하자 미국 증시도 일제히 급락 마감했다. 다우가 1.66%, S&P500은 1.85%, 나스닥은 2.05% 각각 급락했다.
실버게이트에 이어 SVB 파이낸셜 사태가 터지면서 금융주가 초토화되는 것은 물론 미국증시 전체도 큰 충격을 받은 것이다.
증시뿐만 아니라 비트코인도 급락하고 있다. 전일 2만2000달러대가 깨졌던 비트코인은 이날 2만1000달러마저 붕괴되며 2만달러 초반대를 기록하고 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