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갱단원 2000명 한밤중 집단 이감...엘살바도르서 무슨 일이?

2023.02.26 10:55  
[파이낸셜뉴스]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중미 엘살바도르 정부가 한밤중 갱단원 2000명을 한꺼번에 이감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알자지라 등 외신에 따르면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이 이끄는 엘살바도르 정부는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 사이 수도 산살바도르의 이살코 교도소에 있던 ‘MS-13(마라 살바트루차)’ 등 19개 갱단 소속원 2000명을 대형 교도소인 '테러범수용센터(CECOT·세코트)'로 이감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트위터에 "이곳은 그들의 새집이 될 것"이라며 "그곳에서 지내게 될 이들은 더는 국민에게 해를 끼칠 수 없을 것"이라고 썼다.

성인 인구의 약 2%가 수감돼 있는 엘살바도르는 세계에서 인구 대비 수감률이 가장 높은 국가다. 지난해 3월 갱단 조직원들을 대거 체포하면서 교도소 인구가 10만명을 넘었다.

엘살바도르는 기존 교도소의 과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1월 31일 대규모 교도소 세코트를 완공했다. 테콜루카 인근 외딴 지역 165만㎡에 달하는 부지에 건물 면적 23만㎡ 규모로 구축된 세코트는 부지 면적만 서울 여의도 면적(290만㎡)의 절반을 넘는다.

한 번에 4만명을 수용해 중남미 대륙 최대 규모의 교도소로 알려진 이곳은 11m가 넘는 콘크리트벽과 전기 울타리, 19개의 망루가 설치돼 있다. 군·경 인력 850여명이 밤낮으로 경비를 선다.

구스타보 비야토로 법무부 장관은 "세코트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국민 12만명을 위한 정의의 기념비"라며 "비열한 범죄자, 당신들은 세코트에서 다시는 나가지 못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부켈레 정부는 정권 기간 체포한 6만4000여명의 갱단원에 대한 엄벌 의지를 다지고 있다. 최근에는 엘살바도르 의회 전체 의원 84명 중 76명의 찬성으로 여성 살해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