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종량제 봉투가 없는 폐기물을 처리해주는 속칭 '따방' 행위로 3만원여원 받아 해고된 환경미화원의 실업급여 제한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8단독 정우영 판사는 지난 11월 전직 미화원 A씨가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을 상대로 낸 실업급여 불인정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A씨는 2015년부터 민간 위탁업체에서 미화원으로 근무하던 중 2021년 대형폐기물 수거 업무를 하면서 주민들로부터 3만2000원을 받아 징계해고됐다.
이후 고용보험에 따른 구직급여를 받기 위해 수급 자격을 신청했으나 '직책을 이용해 공금을 횡령하거나 배임하여 징계 해고됐다'며 거절당했다.
A씨는 불복해 두 차례 재심사를 청구했는데 모두 기각되자 "자신의 행위는 회사의 용역계약에 영향을 초래할 가능성이 없고, 사업에 막대한 손해를 끼치지 않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이 자신을 배임수재죄로 수사했으나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는 사실도 덧붙였다.
법원은 A씨의 행위가 사업에 지장을 초래하고 손해를 끼치면 수급 자격을 제한하는 고용노동법에 저촉돼 실업급여 제한은 정당한 조치라고 판단했다.
또 A씨가 정상적으로 배출된 폐기물만 수거해야 하는 미화원의 임무를 위반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직책을 이용해 공금을 횡령하거나 배임한 경우 수급 자격 제한 사유에 해당한다"며 "해고 원인이 된 행위가 반드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아야 한다거나 막대한 손해가 발생해야 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미화원은 종량제 봉투를 사용하거나 납부필증이 부착된 정상적으로 배출된 폐기물만 수거해야 하고, 무단으로 배출된 폐기물을 수거해서는 안 되는 업무상 임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따방 행위는 회사에 대한 배임일 뿐 아니라 국가 정책의 집행을 방해하는 행위"라며 "회사와 용역 관계에 있는 구청과 계약 취지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