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음란 동영상에 나온 여성이 아내라고 확신한 뒤 지인들에게 과거를 캐묻거나 물건을 뒤지는 남편과 이혼하고 싶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28일 YTN 라디오 '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결혼 6개월 차 신혼이지만 남편과 매일 전쟁통에 산다는 A씨의 하소연이 올라왔다.
사연에 따르면, A씨는 신혼여행에 다녀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부터 남편의 의심을 받기 시작했다. 당시 남편은 한 음란 동영상을 A씨에게 보라고 했다고. 이 영상은 짧았으며 화질도 흐릿하고 신음만 나왔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A씨가 영문도 모른 채 영상을 다 보자, 남편은 "뭐 느끼는 거 없어?"라며 화난 표정을 지었다. 이에 A씨는 황당한 나머지 무시하고 대답을 하지 않았다.
며칠간 말없이 지내던 중, 남편은 "그 동영상에 나오는 여자가 너 아니냐. 얼굴이며 어깨선, 행동이 너랑 똑같다"고 주장했다.
A씨는 "너무 기가 막혀서 말도 제대로 안 나왔다. 남편은 거의 확신한 수준으로 제가 성인 배우 출신이라고 생각하더라"라며 "억울함이 목까지 차올라 아니라고 소리도 질렀지만, 오히려 남편의 의심은 점점 더 심해졌다"고 토로했다.
남편은 컴퓨터에 영상 속 여자를 갈무리해 확대해놓는가 하면, A씨 주변 지인들에게 "(과거) 어떻게 지냈냐"고 꼬치꼬치 캐물었다고. 또 A씨 물건들을 샅샅이 뒤지기도 했다.
A씨는 "제가 아무리 아니라고 설명해도 남편은 한 번 믿기 시작하더니 자신의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더라"라며 "저를 성인 배우로 의심하니 당연히 부부 사이가 좋아질 수 없고, 부부싸움 끝엔 늘 이혼하자는 말이 오갔다"고 털어놨다.
혼인신고를 아직 하지 않았다고 밝힌 그는 "남편네 집이 워낙 바라는 게 많아서 결혼할 때 예물로 들어간 돈만 2억"이라며 "남편이 일찍 분양받은 아파트 하나 있다고 해서 예물, 외제차, 고가의 시계, 결혼식 비용 거의 다 우리 집에서 했다. 자동차는 남편이 타고 다니는데, 전부 돌려받고 싶다"고 말했다.
또 A씨는 남편의 의심으로 괴롭힘당한 시간도 보상받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 이메일과 휴대전화는 물론, SNS까지 비밀번호 바꿔가며 몰래 보는 남편의 행동도 따끔하게 법적으로 따져보고 싶다"면서 조언을 구했다.
이에 대해 백수현 변호사는 A씨 남편이 상대방의 정조를 의심하는 망상성 장애인 '의처증'을 갖고 있다고 봤다. 백 변호사는 "정당한 이유 없이 배우자의 정조를 의심하고 병적으로 집착해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경우, 이혼사유가 될 수 있으며 위자료 청구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사실혼 관계였으므로, 당사자 간 합의가 있거나 일방이 통보만 해도 관계를 해소할 수 있다. 따라서 A씨가 그 의사를 통보하면 관계가 정리된다.
A씨는 2억원 상당의 예물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 백 변호사는 "법원은 부부공동체로서 의미 있는 혼인생활을 했다고 인정할 수 없을 만큼 단기간에 파탄된 경우, 파탄 책임이 있는 쪽에 위자료를 지급하도록 한다"며 "이와 별개로 결혼식 등 혼인생활을 위해 불필요하게 지출한 비용 상당을 배상하도록 하고 있다. 혼인 불성립에 준해서 예물 제공자에게 증여가 반환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A씨가 예물을 돌려받기 위해서는 법원에 단기간 파탄을 인정받고, 파탄의 책임이 없다는 부분을 잘 입증해야 한다.
끝으로 백 변호사는 "배우자의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풀어서 보는 행위는 형법상 비밀침해죄 혹은 정보통신망법상 비밀침해에 해당하는 범죄"라면서 "위자료도 당연히 인정될 것 같다. 형사고소 등도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