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에서 두 달여 동안 20여명의 초중고교생이 실종됐다. 일부 네티즌들은 인신매매와 정부의 은폐 등을 의심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공안 당국은 매체의 조작 의혹을 제기하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22일 대만 자유시보의 중국 매체와 자유아시아방송(RFA) 등 인용 보도에 따르면 후베이성 우한시의 14세 학생은 지난 12일 오후 8시께 아래층으로 쓰레기를 버리러 내려갔다가 사라진 뒤 현재까지 소식이 없다.
이달 5일에는 광둥성 산터우시의 15세 소년이, 10월 23일엔 광저우시에서 17세 소녀가 실종됐다. 10월 14일엔 장시성 고교 1학년이 야간자율학습 도중 갑자기 증발했다. 후난성 사오양시의 작은 지역에선 두 달 동안 11명의 중고교생이 사라졌다.
네티즌들은 중국 곳곳에 폐쇄 회로(CC)TV가 설치돼 있는데, 학생들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면서 중국 당국이 교통위반이나 시공동반자(코로나19 확진자와 800㎡ 공간 안에서 10분 이상 동시에 머물렀던 사람)는 잡아낸다고 꼬집었다.
일부 네티즌은 “(코로나19로)여전히 엄격한 봉쇄 통제가 이뤄지는 곳이 많고 건강 코드는 어디에나 있는데 의문의 학생 실종은 놀라운 일”이라며 “모니터링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느냐”고 비판했다고 자유시보는 전했다.
자유시보는 실종사건에 대한 정부의 은폐로 민간에선 가능한 원인을 추측할 수밖에 없다며 인신매매 가능성을 언급했다.
중국 매체 텅신왕은 지난달 14일 장시성 학생의 실종 이후 가족, 학교, 공안국, 각종 구조대 등이 첨단 장비와 구조견을 동원해 학교 안팎을 수색하고 인공 호수와 정화조까지 배수했으나 여전히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지역 공안 당국은 1인 미디어의 악의적인 조작 의혹이 있으며 사건을 조사 중이라는 입장이다. 후난성 사오양시 공안국은 현지 매체에 “아이들은 부모에게 화가 나 집을 나간 것으로 보인다”면서 “실종 전단의 아이들은 모두 찾은 상태이며 집으로 돌아가 정상적으로 생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