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50세 이후 하루 5시간도 못잔다면... 놀라운 연구결과

2022.10.21 08:55  
[파이낸셜뉴스] 하루 5시간도 못 자는 50세 이상 중장년층은 심장질환, 우울증, 암, 당뇨 등 만성질환을 2개 이상 동시에 앓을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프랑스 파리 시테대학 연구진은 영국 공무원 8000여 명의 건강 상태를 1985년부터 기록해온 코호트 자료를 분석해 수면 부족과 복합 만성 질환의 연계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25년에 걸쳐 실험 대상자들은 4~5년에 한 번씩 연구진에게 수면시간을 보고했다.

연구에 따르면 50세 때 수면시간이 5시간 미만인 경우 7시간 이상 자는 사람보다 만성질환 2개 이상을 앓을 위험이 30% 높았다. 같은 방식으로 비교했을 때 60세에는 그 위험이 32%, 70세에는 40%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 고령일수록 수면부족의 위험이 커지는 경향이 드러났다.

연구의 제1저자인 세브린 사비아 박사는 "나이가 들면서 수면 습관과 질이 달라지지만 밤에 7∼8시간을 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고령자 절반 이상은 최소 2개 이상의 만성 질병을 앓고 있다"며 "복합 만성 질환자는 고강도 의료 서비스와 입원이 필요하고 아예 거동조차 못 하게 되는 수가 있어 공공 의료에 큰 부담이 된다"고 지적했다. 사비아 박사는 수면의 질을 높이는 방법으로 "침실을 조용하고 어둡게 하며 적정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며 "잠을 자기 전에 많이 먹는 것도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대상자들이 스스로 밝힌 수면시간을 기준으로 했다. 대상자들이 모두 공무원이고 대부분 의료 시설이 잘 갖춰진 런던 거주자였다는 점, 유색인종 연구 대상자가 일부에 그쳤다는 점 등은 연구의 한계로 지적된다.

이 연구 결과는 온라인 과학 전문지 '공공 과학 도서관-의학'(PLoS Medicine)에 실렸다.

'잠 잘 자는 방법'이라는 책의 저자인 네일 스탠리는 WP에 "잠을 몇 시간 자야 하는지에 대한 정답은 없다.
각자 자신에게 알맞은 수면 시간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수면의 질도 중요해 뇌가 '서파수면'이라는 깊은 단계에 도달해야 원기가 회복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면이 이 단계에 이르러야 종합적 기억력과 문제 해결 능력 등 인지력이 높아지고 알츠하이머와 치매를 유발하는 독소가 제거된다고 그는 덧붙였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