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한국관광공사 국감에서 이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여리지와 레드벨벳 멤버 아이린이 똑같이 생겼다"며 "가상인간 도입 시도는 좋으나 초상권 침해 요소, 부정 팔로우 구입 등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MZ세대(1980년대초∼2000년대초 출생)가 선호하는 눈·코·입 등을 반영해 만든 얼굴이라고 하는데 비현실적인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긴다"고 덧붙였다.
여리지는 관광공사가 약 8억원을 들여 제작한 가상인간으로 지난 7월 관광공사의 명예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이 의원은 여리지와 아이린을 비교한 사진을 공개한 후 "왼쪽은 공사가 제작비와 마케팅비 7억8000만원(2021년 3억3000만원·2022년 4억5000만원)을 들여 준비한 가상인간이고 오른쪽은 레드벨벳 멤버"라며 "아이린 등 여러가지 얼굴이 나오는데 초상권 계약을 했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여리지의 문제는 비현실적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기는 것이고 더 큰 문제는 관광공사가 여리지의 소셜미디어 구독자를 돈 주고 구매한 것"이라며 "계정들을 확인했다. 운영사가 마케팅 대행사를 통해 홍보하는 과정에서 그렇게 했다고 하지만 관광공사는 책임이 없느냐"라고 질타했다.
여리지의 인스타그램 구독자는 지난달 1만명을 넘겼고 이달에는 사흘만에 1만5000명으로 불어났다. 여기엔 마케팅 대행사가 구매한 가짜 계정이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신상용 관광공사 부사장은 "초상권 계약은 따로 하지 않았다"며 "저희가 어떤 특정 인물을 모델로 해서 만든 것은 아니다"고 해명한 뒤 가짜 구독자 동원 논란에 대해서는 "관리를 더 철저하게 해야 했던 책임이 있다"며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생각하고 바로 단호한 조치를 취했다"고 답했다.
관광공사는 가짜 구독자 문제를 인식한 뒤 구독자 8000여건을 삭제했다. 협의 없이 가짜 구독자를 동원한 대행사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리지의 인스타그램 구독자는 이날 저녁 6시 기준 6800여명으로 줄어들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