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혼 통보 후 남편에 살해당한 아내, 마지막 말이...

2022.10.09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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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씨에게 전송된 딸의 메시지.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B씨가 가정폭력 피해상담한 내용.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남편의 의처증과 폭력으로 고통을 호소해 온 여성이 이혼 통보를 하자마자 무참히 살해됐다. 여성이 숨지기 직전까지 아이들만 걱정하며 마지막 말을 남겼다.

지난 6일 MBC '실화탐사대'에서는 5월7일 오전 5시25분쯤 여수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을 다뤘다.

방송과 유가족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 따르면, 남편 A씨와 숨진 아내 B씨는 아직 성인이 되지 않은 자녀 셋을 둔 15년 차 부부다.

이들은 겉으로 보기에 평범했지만, B씨는 A씨의 의처증으로 인해 지인에게 "다음번엔 진짜 나 죽일 것 같아. 살인 사건 날 것 같다"고 호소할 정도로 공포에 떨었다.

사건 발생 며칠 전인 5월4일, B씨는 여성상담센터에서 이혼을 상담한 뒤 주말 부부로 지내고 있던 A씨에게 이혼 의사를 통보했다.

그러자 A씨는 여수로 내려와 B씨와 싸움을 벌이다 폭행했다. 이때 B씨가 생명의 위협을 느껴 자신의 차로 피신하자, A씨는 쫓아가 범행을 저질렀다.

먼저 A씨는 바닥에 떨어져 있던 보도블록을 들고 차 유리창을 부순 뒤, 반항하는 B씨를 수차례 주먹으로 폭행했다. 이윽고 B씨의 상의를 잡아 끌어 자신의 차 운전석 뒷좌석에 태웠다.

B씨가 살려달라고 호소했으나, A씨는 차량 내에 있던 흉기를 꺼내 "같이 죽자"며 B씨를 7차례 찔렀다. 동시에 자기 다리도 칼로 찌른 것으로 알려졌다.

위독한 상태였지만 끝까지 의식을 잃지 않고 있던 B씨는 구급차에 실려가기 전 "저 죽어요? 우리 아기들 어떡해. 저희 아기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결국 B씨는 닷새 후 아이들을 남겨 놓고 숨을 거뒀다.

유족은 "사건이 있기 훨씬 전부터 B씨는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호소해왔다"며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던 시댁에도 말하고 도움을 청했으나 달라지는 건 없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폭력이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아이들이 이 모습을 목격하자 B씨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이혼을 결심한 것.

범행 직후 A씨는 인근 산으로 도주했다. 경찰 130여명이 동원한 끝에 검거된 A씨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고 산에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현재 검사는 A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으며, 오는 27일 1차 판결이 나온다.

유족 측은 "사건 이후 A씨 측이 '피해자의 잘못으로 사건이 일어났다'는 허위 사실을 지역 사회에 유포하는 등 반성의 자세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유족 측은 세 자녀의 후견인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했다. 바로 A씨의 부모이자 아이들의 조부모가 후견인이 되겠다고 주장한 것이다.

유족 측은 "처음에는 애들 할아버지(A씨 부친)가 '아이들은 여기서 키워달라. 우리 아들(A씨)은 애들 절대 만나지 못하게 하겠다'고 하더니 말을 바꿨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자신의 어머니가 아이들을 잘 키워줄 거라며 후견인으로 지정했다. 후견인을 지정받으면 형량을 줄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의 친권 상실은 당연한 사실이지만, A씨의 어머니가 후견인이 됨으로써 사실상 친권도 포기하지 않은 거다.
후견인이 된 가해자의 어머니가 상상이 가냐. 가해자들에게 아이들의 미래를 맡기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분노했다.

끝으로 유족 측은 "반성 없는 가해자 A씨는 항소할 거다. 아직 미성년인 아이들의 친권을 내세워 선처를 호소하고, 감형을 받은 후 언젠간 사회로 나올 것"이라며 "A씨에게서 친권을 박탈하는 것은 물론, A씨의 부모가 후견인이 되는 것 또한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