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플로리다를 강타한 초강력 허리케인 ‘이안’의 피해상황을 보도하던 카메라맨이 생방송 도중 카메라를 내려놓고 이재민을 돕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다.
4일 현지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호주 7뉴스 소속 카메라맨 그랜 앨리스는 특파원 팀 리스터와 함께 미국 플로리다 나폴리 지역에서 허리케인 ‘이안’의 피해상황을 생방송으로 전하고 있었다.
영상을 보면 기자 뒤로 나무들이 강풍에 세차게 흔들리는데, 물이 범람한 도로에는 아이와 짐을 안고 대피하는 이재민들이 모습이 담겼다. 이를 본 카메라맨 앨리스는 기자 리스터에게 양해를 구한 뒤 카메라를 땅에 내려놓고 곧바로 물이 차오른 길로 달려 이재민들을 향해 뛰어갔다.
기자 리스터는 “우리는 이곳에서 물을 건너는 몇몇 사람들을 돕고 있다”며 “저쪽에 있는 카메라맨이 대피하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재민들의 집은 물에 잠겼고, 그들은 집을 버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는 사이 앨리스는 사람들의 짐을 대신 들어 옮겨주고 넘어진 사람을 부축하는 등 물길을 왔다갔다하며 이재민들을 도왔고, 한참 후에야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카메라를 들었다. 그가 돌아오자 리스터는 “굿 잡 그랜”이라고 말한다.
이 장면은 고스란히 생중계됐고, 이를 본 시청자들은 앨리스를 ‘영웅’이라고 부르며 칭찬했다.
현재 언론도 “(그가 사람들을 돕는 장면의 앵글은 좋지 않았지만) 도움이 필요한 플로리다 주민들을 향한 마음은 분명 최고였다”고 전했다.
미국 사상 5번째로 강력한 허리케인으로 평가되는 이안은 지난달 28일 플로리다에 상륙한 뒤 사우스캐롤라이나를 가로질러 이동했다. 이안으로 인해 플로리다에서만 최소 80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플로리다 역사상 최악의 허리케인 참사라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