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CBS방송은 18일(현지시간) 보도에서 바이든이 최근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바이든은 대만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 무엇이냐고 묻자 “우리는 우리가 오래전에 약속한 것에 동의한다”며 “중국의 ‘하나의 중국’ 원칙과 관련해 독립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대만의 몫이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우리는 움직이지 않을 것이며 대만이 독립하도록 부추기지도 않을 것이다. 그것은 대만의 결정할 문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군이 대만을 방어할 것이냐는 질문에 “만약 전례없는 수준의 공격이 발생한다면 그렇다”고 답했다. 이날 사회자는 우크라이나 사례를 언급하며 미군이 우크라이나와 달리 중국의 대만 침공시 방어하는 것이 확실하냐고 물었다. 이에 바이든은 “그렇다”고 재차 답했다.
미 백악관은 인터뷰 이후 미국의 대만 전략이 바뀌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중화민국(대만)이 1949년에 국공내전에서 중화인민공화국(중국)에 패해 대만 섬으로 도망간 이후 중화민국과 상호방위조약을 맺었다. 미국은 그러나 1979년에 중국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면서 국제적으로 하나의 중국만 인정하라는 중국의 요구에 따라 중화민국과 단교했다. 미국은 단교 당시 ‘중화민국’ 명칭을 말소하고 ‘대만 정부’라는 명칭을 써서 대만관계법을 통과시키고 관계를 정리했다.
미국은 해당 법률에서 직접적으로 대만을 보호한다는 용어를 쓰지 않았지만 대만에 “방어용 무기”를 제공하고 “대만의 경제와 사회, 안보를 해치는 어떠한 강압과 폭력 행위에 저항할 수 있도록 미국의 역량을 유지한다”고 적었다. 1979년 당시 상원의원이었던 바이든 역시 해당 법률에 투표했다. 미국은 이후 1982년에 대만관계법이나 대만 주권에 대한 기존 견해를 수정하지 않고, 중국과 상의 없이 대만에 무기를 무기한 제공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6개 보장안을 발표했다. 미국은 대만관계법과 6개 보장안을 기반으로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개념을 동원해 대만과 중국 문제를 다뤘다.
바이든은 지난해 취임 이후 꾸준히 대만 지원과 중국 견제를 강조했다. 바이든은 지난해 10월 타운홀 미팅에서 대만이 공격받는다면 미국이 방어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지난해 11월에도 “대만은 독립적이다. 스스로 결정을 내린다”고 말해 중국의 반발을 샀다. 바이든은 지난 5월 23일 일본 도쿄에서 진행된 미·일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에서도 중국의 대만 침공 시 미국의 군사 개입 여부를 묻는 질문에 "그것이 우리가 한 약속"이라고 답했다.
외신들은 지난해만 하더라도 바이든의 대만 발언이 말실수일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러나 바이든은 올해까지 반복적으로 대만을 방어하겠다고 밝혔으며 이는 바이든 정부가 전략적 모호성 방침을 수정할 수 있다는 뜻으로 추정된다.
그는 인도·태평양 내 정세가 매우 복잡해 대만이 역내 안보 대화의 일원이 돼야만 대만·중국 주변까지 더욱 안전해지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미군의 필립 데이비드슨 인도·태평양사령부 사령관도 재직 시절이던 지난해 3월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중국의 6년 내 대만 침공 가능성을 경고하며 전략적 모호성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