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최근 한 대학가에 출몰해 젊은 여성들을 상대로 풍선을 불어달라고 요청하는 남성의 과거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20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 Y' 측은 '풍선 빌런'으로 알려진 남성 박모씨를 추적해 이런 행동을 하는 이유에 대해 직접 인터뷰했다.
앞서 한 대학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풍선을 불어달라"고 접근하는 남성에 대한 경험담이 공유됐다. 실제로 박씨를 만났다는 학생들은 "갑자기 달려와서 시간을 물어보면서 긴박하게 풍선을 불어달라고 했다", "동생 생일인데 본인은 풍선을 못 분다고 계속 크게 불어달라고 했다", "A형이 불어줘야 한다고 했다. 헌혈 관련 캠페인 미션인 줄 알고 해줬다" 등이라고 진술했다.
문제는 이 남성이 여학생들만 골라서 이러한 요청을 했다는 것. 이에 학생들 사이에서는 "폐활량 확인해보고 인신매매하려는 수법 같은데 여학우분들 조심하라", "풍선 입구에 최음제를 묻혀놨다는 소문도 있다", "여자 대학생이 불었던 풍선 판매하는 변태 아니냐" 등 괴담도 퍼졌다.
이에 제작진 측은 박씨를 발견하자 마자 여성 제작진을 투입했다. 박씨는 곧바로 제작진에게 "애들끼리 게임하다가 하는 미션"이라며 풍선을 불어달라고 했다.
이후 박씨는 어두운 골목에 들어가 여성이 불어준 풍선을 입에 갖다 댔다. 그는 "너무 더워서 시원하게 하려고 (풍선에 있는) 바람을 갖다 댄 것"이라며 "입에 갖다댄 적 없다. 진짜 억울하다"고 해명했다.
이어 여자에게만 요청하는 이유에 대해 "남자한테도 한다. 다만 남자애들은 뭐라고 하고, 안 받아줘서 그런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풍선을 좋아한다. 풍선을 보면 흥분하는 게 있다. 성적으로 흥분하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알고 보니 박씨는 학창시절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한 후 누군가에게 말을 거는 방법으로 풍선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그때 풍선을 불어달라는 부탁을 들어준 게 여성이었고,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서 도착증으로 이어졌다.
박씨의 동창들은 "공부는 잘하는 편이었다", "높은 수준의 수학 수업을 들었다", "성적에 대해 욕심 있는 친구였다"면서도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손석한 정신과 전문의는 "시작은 대인관계를 촉진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활용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성적인 의미로 일부 변질되거나 포함됐을 가능성이 다분하다"며 "이것에 대한 집착적 행동이 본인의 의지로는 제어하기 힘든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봤다. 손 전문의는 "부모가 나서서 강력하게 제지하고 설득해야 한다.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제작진은 재발 방지를 위해 그의 가족에게 상황을 알렸다. 박씨는 자신의 행동에 공포를 느꼈던 여성들에게 "정말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