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다이빙 직전 사라진 21초 영상..이은해가 조작했나?

2022.04.25 08:27  
[파이낸셜뉴스] '계곡 살인' 사건 피의자 이은해(31·여)가 무죄를 주장하기 위해 경찰에 직접 제출한 영상에 피해자인 남편 윤모씨(당시 39세)의 입수 장면이 빠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4일 채널A는 해당 사건이 발생한 2019년 6월30일 경기 가평의 계곡에서 이은해가 찍은 영상의 일부를 보도했다. 이 영상은 이은해가 과거 무죄를 주장하기 위해 초기 수사를 맡은 경기 가평경찰서에 제출한 것이다. 이은해가 해당 영상을 찍은 건 같은 날 오후 8시 17분으로, 몇 분 뒤 윤씨는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영상에는 공범 조현수(30·남)와 전과 28범이자 조현수의 지인인 공범 B씨(30·남), 피해자인 윤씨가 등장한다.

영상 속 세 사람은 수면 위 4m 높이에 있는 바위에 올라서 있다. 조현수와 B씨는 좌우측을 둘러보며 뛰어내릴 곳을 찾았으나, A씨는 무서운 듯 바위에 주저앉아 다리를 앞으로 모은 채 손으로 바닥을 짚고 있다.

이은해가 조현수에게 "현수야 어디로 다이빙 해" "튜브가 떠다니는 곳에 다이빙 해"라고 말하는 소리도 영상에 담겼다. 이 영상에는 조현수가 다이빙 시범을 보이고 피해자 A씨를 괴롭히는 모습도 담겼지만, 결정적으로 A씨가 입수하는 장면은 빠져 있다.

법영상분석 전문가는 이은해가 경찰에 제출한 영상이 편집이 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황민구 법영상분석연구소 소장은 채널A에 "보통은 사건의 진실을 보여주기 위해 원본을 제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영상은 화질 자체가 3~5배 정도 압축됐다"며 "2차 편집이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은해가 이 영상을 마지막으로 찍은 시간은 2019년 6월30일 저녁 8시17분이다. 이후 7분 뒤인 저녁 8시24분께 A씨가 물에 빠졌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A씨는 숨진 채 발견됐다.

뉴스1에 따르면 검찰은 이은해가 경찰에 제출한 영상을 분석해 그가 범행 은폐를 위해 증거 조작을 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한편 검찰은 지난 22일 이은해와 조현수가 살인 혐의 등을 부인하고 비협조적으로 나오자 이들의 구속기간을 1차례 연장해 달라며 법원에 연장허가를 청구했다. 법원이 검찰의 청구를 받아들여 이은해와 조현수의 구속기간은 다음달 5일까지로 늘어났다.

이은해와 조현수는 2019년 6월30일 저녁 8시24분께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이씨의 남편 A씨에게 다이빙을 강요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같은 해 강원 양양군 펜션에서 A씨에게 복어 정소와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거나, 낚시터에 빠뜨려 살해하려 한 혐의 등도 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