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발렛 맡겼더니 돌아온 건 폐차 직전차...호텔, 주겠다는 합의금 "실화냐?"

2022.03.23 11:47  
망가진 A씨의 차량. ('보배드림' 갈무리) © 뉴스1


호텔 측으로부터 온 문자메시지. ('보배드림' 갈무리) © 뉴스1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발렛을 맡겼다가 도난당한 뒤 폐차 수준으로 망가진 차를 돌려받았으나 합의금으로 100만원만 지급하겠다는 대구의 한 호텔이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2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대구 동성로의 한 호텔을 이용했다가 차를 폐차 처리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에 따르면, 피해자 A씨는 지난달 26일 여행 겸 대구를 방문했다가 오후 8시30분쯤 호텔에 도착해 발렛 파킹을 맡겼다. 당시 A씨가 "직접 차를 뺄 테니 전화해달라"고 했지만, 직원은 "차 키를 프런트에 맡기셔라. 앞차가 곧 있으면 나간다"고 했다.

아무 의심 없이 프런트 지배인에게 차 키를 맡긴 A씨는 다음 날 오전 10시40분쯤, 전화 한 통을 받았다.

그는 "차가 도난됐다더라. 1층으로 내려가 보니 경찰 다섯 분이 호텔 CCTV를 확인하고 있었다"면서 "호텔 측에서 손님들 차 키를 전부 프런트 위에 방치해두고 자리를 비웠다"고 주장했다.

그 사이 외부에서 출입한 외국인이 차 키 중 하나를 가지고 나가 차를 훔쳐 도주한 것. 이 외국인이 훔친 차는 A씨의 차였다.

외국인은 두 차례 사고를 냈고, 뺑소니 신고가 접수된 상태였다. A씨의 차량은 이미 심각하게 부서졌으며 에어백도 터지는 등 폐차 직전의 상태였다.

A씨는 "처음엔 모두 배상해주겠다던 호텔이 이틀 만에 못 해주겠다고 연락왔다"며 "자차 보험으로 차를 수리하고 해당 수리비만 주겠다고 했다. 반파 난 차량의 감가액도, 그동안 타고 다닐 렌트 비용도 못 해준다더라"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호텔 측의 분실, 관리 미흡으로 일어난 일이면서 본인들이 더 피해자라고 얘기한다"며 "내 차는 2020년 5월식 신차이자 무사고 차량이었다. 하루아침에 호텔 측 부주의로 재산이 날아갔다"고 토로했다.

이후 A씨는 호텔과 연락해 구상권 행사 및 피해보상금으로 450만원에 합의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호텔 대표는 갑자기 "450만원에 전체 합의가 되는 줄 알았는데 보험사에서 별도로 구상권 청구가 들어오니 합의를 해줄 수 없다"며 입장을 번복했다. 그러면서 "100만원 정도면 합의금을 지급해 드릴 용의가 있으니 생각해보고 연락해달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A씨는 "4000만원짜리 차를 누가 450만원에 합의해주겠냐. 합의금도 받지 않았는데 합의서 먼저 보내달라더라"라며 "돌아오는 건 '죄송합니다'라는 말 뿐이었다. 내가 재촉하니 법적 판결 나는 대로 주겠다고 하더라. 손해 보면 어떠냐는 식"이라고 황당해했다.


끝으로 그는 "현재 택시 타고 출퇴근 중이다. 사고 이후 견인도 사비로 했다"며 "다른 소비자들이 이 호텔을 이용하면서 피해 보지 않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관리도 못 할 거면서 무슨 발렛 파킹이냐", "호텔이 피해자라니 뻔뻔하다", "호텔은 억울하면 외국인한테 따져야지", "호텔 대처 어이없다", "말이 안 통하는 호텔", "450만원이면 차 수리비도 안 나온다", "저 정도면 새 차 뽑아줘야 한다" 등 크게 분노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