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러시아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에 갇힌 딸과 손자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은 미국인 아버지의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13일(현지시각) 미국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북동부 매사추세츠주 피츠버그에 사는 윌리엄 허버드는 이달 초 자신의 딸 에이슬린과 생후 8개월인 손자 세라핌을 구하기 위해 폴란드 남부에서 도보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향했다.
허버드의 딸인 에이슬린은 2018년 키이우(키예프) 무용대학에 입학 후, 지난해 아들 세라핌을 출생했다고 한다.
윌리엄과 아내 데보라는 러시아 침공 몇 주전부터 딸과 손자를 우크라이나에서 데려오려 했지만 세라핌이 코로나19 여파로 가정 분만을 통해 태어나 출생신고서와 여권 모두 없어 미국행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허버드는 유전자 검사를 통한 세라핌의 미국 시민권 취득 절차를 밟으려 했으나 쉽지 않아 홀로 귀국했다. 그는 딸과 손자의 탈출 비용을 마련하고자 기금 사이트 '고펀드미'와 지역 언론 등을 통해 사연을 공개했지만 모금은 잘 이뤄지지 않았다.
그는 차량이 없어 자력 대피가 불가능한 딸을 데리고 오기 위해 다시 우크라이나로 향했다.
허버드는 "가족을 돌보는 것이 아버지의 일"이라며 "아버지들이 가족을 돌봐야만 한다"고 말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