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확진자 부실투표' 선관위원장, 국민에 사과할 의향 있냐 물었더니...

2022.03.08 08:22  
[파이낸셜뉴스] 지난 5일 발생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사전투표 부실 관리 논란과 관련해 노정희 중앙선관위원장은 7일 사과 의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침묵했다.

노 위원장은 이날 오전 경기 과천 선관위 출근길에 '사전투표 부실 선거에 대해 설명해달라'는 기자들 물음에 "우선 본선거 대책 마련에 집중하겠다"며 "다른 말씀은 다음 기회에 드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 '국민에게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 '검찰에 고발당했는데 입장이 있느냐' 등 물음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노 위원장은 출근해 선대위 긴급 전원회의를 주재한 뒤 코로나 확진자 본투표 관리 방안을 발표했다. 선관위원장과 선관위원 전체 이름으로 "국민께 불편을 끼쳐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여야는 앞서 한목소리로 선관위를 비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번 사태는 민주당 정권과 선관위의 합작품"이라 규정하며 "사실상 심판과 선수가 한 몸이 돼 뛰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노 위원장을 향해서도 "즉각 사퇴해야 한다"며 "선거 공정 관리 책임을 방기한 것에 대해서 반드시 법적 죄책을 묻게 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 관리 부실 사태는 친여 성향 일색인 선관위원 구성 때문이라고 했다. 선거 전반을 관리하며 중요 의사 결정을 하는 중앙선관위원은 9명이 정원인데 현재 7명만 재직 중이다. 현직 선관위원 7명 중 6명이 문재인 대통령과 김명수 대법원장, 더불어민주당이 임명하거나 지명·추천한 여권 성향 인사로 야당 몫 선관위원 자리 하나는 여당 반대 때문에 대선 전 선임이 무산된 바 있다.

공직선거 관리 총책임자인 노 위원장은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 현직 대법관이다. 노 위원장은 사전투표 마지막 날인 지난 5일 부실 선거 논란이 한창인데도 출근을 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선관위원 중 유일하게 상근하며 사무처를 감독하는 ‘상임위원’ 자리는 공석이다.

여당에서도 노 위원장 책임론이 일었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라디오에서 '책임 있는 사람의 거취 표명 주장에 동의하는가'란 사회자 물음에 "동의한다"며 사실상 노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낙연 총괄 선거대책위원장도 "사전투표일에 노 위원장은 출근도 안 했다"며 "아시아 1위 민주주의 국가로서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다.

한편 중앙선관위는 7일 긴급 전체 회의를 열어 확진·격리자는 사전투표 때와 같은 임시 기표소가 아닌, 일반 유권자들이 이용하는 기표소에서 투표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5일 사전투표 당시 확진·격리자가 기표한 투표용지를 투표사무원이 수거해 소쿠리, 비닐봉지 등에 담아 투표함으로 운반해 관리 부실 논란이 일어 법조계를 중심으로 "직접·비밀투표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제기되며 큰 혼란이 일은 바 있다.

확진·격리자는 본투표 날 방역 당국에서 일시 외출 허가를 받아 오후 5시50분부터 투표장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조정됐다. 투표 시작은 6시부터다. 7시30분에 투표가 종료되지만, 투표소에 그전에 도착해 대기표를 받으면 종료 시각 이후에도 투표할 수 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