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김보름은 평창 대회 팀추월에서 동료 노선영(33·은퇴)을 따돌리고 주행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김보름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하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동의도 올라왔다. 당시 중계를 맡은 배성재는 "노선영이 들어와야 한다"며 "팀추월 종목에서 절대 나와선 안 되는 세 명의 사이가 크게 벌어지는 장면이 나왔다"고 했다. 이어 "두 명의 선수가 붙은 채로 노선영 선수는 멀찌감치 남은 채로 도착했다"고 했다.
제갈성렬 해설위원은 "팀추월은 끝까지 세 명이 하나가 돼 같이 가야 하는 경기"라며 "노선영 선수가 뒤처지는 걸 못 봤다. 김보름이나 박지우가 노선영을 가운데 넣고 밀어주며 같이 가면 좋았을 것. 아쉬움이 남는 경기"라고 했다. 이틀 후 또 다른 중계에서도 배성재는 "지금 온 나라가 여자 팀추월의 이해할 수 없는 막판 한 바퀴 때문에 그 이슈에 휩싸여 있다"고 했다.
이후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감사 결과 '왕따 주행'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문체부는 "특정 선수가 고의로 마지막 바퀴에서 속도를 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며 "선수들이 특별한 의도를 갖고 경기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국내외 스피드스케이팀 팀추월 경기 중 일부 선수가 뒤처지는 사례를 다수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법원 또한 팀추월에서 '왕따 주행'을 인정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16일 김보름이 이 사건과 관련해 노선영에게 청구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이 판결에서 "이 사건 경기는 정상적인 주행"이라고 판시했다.
문체부와 법원의 판단이 나오자 반전이 일어났다. 온라인에선 배성재가 김보름 경기 중계에 앞서 4년 전 해설에 대해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누리꾼은 온라인 커뮤니티 '엠엘비파크'에 "대다수의 사람들은 팀추월 자체를 올림픽 때 처음 본 사람들이고, 제갈성렬 해설과 옆에 배성재가 팀추월에서는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고 하니까 김보름이 노선영을 왕따시킨 것으로 인식했을 것"이라고 SBS 중계진의 잘못된 해설을 비판했다.
SBS의 팀추월 중계 영상에도 '배성재는 김보름에게 사과하라'는 내용의 댓글이 연달아 올라오고 있다. 반면 일부 누리꾼들은 "배성재는 경기 결과에 아쉬워한 것이지, 또 누군가에게 화살을 돌려야 하느냐"는 의견도 냈다.
SBS에서 이번 대회의 스피드스케이팅 중계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과 동일한 배성재와 제갈성렬 해설위원이 맡고 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