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술에 취해 경찰관들을 폭행하고 모욕한 혐의로 기소된 의사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7단독(박소연 판사)은 지난 11일 공무집행방해, 모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모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씨에게 사회봉사 80시간도 함께 명령했다.
의사인 이씨는 술에 취해 도로에 누워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을 폭행해 공무집행을 방해하고, 모욕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씨는 지난해 6월 5일 오후 10시30분께 서울 송파구 소재 노상에 술에 취해 누워있다가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A씨의 귀가 권유에 화가 나 복부를 수차례 때리고 밀쳤다. 또 이를 말리던 경찰관 B씨 어깨를 세게 밀치고 주먹으로 때리려 했다.
이어 경찰관들이 보호조치를 강력하게 거부하며 차도로 가려고 시도하는 이씨를 제지하자 그는 경찰관 C씨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복부와 허벅지를 걷어찼다. 이씨는 자신을 공무집행방해죄 현행범으로 체포해 순찰차에 태우려는 경찰관 D씨도 배를 발로 걷어차는 등 폭행했다.
이씨는 이 과정에서 경찰관들에게 “XX 나 서울 유명 병원 의사인데 너네 뭐냐, 수능은 몇 등급 받았냐, XX, 공부도 XX 못하는 XX들, 멍청한 XX들 꺼져라”라고 말해 모욕한 혐의도 함께 받는다.
이씨 측 변호인은 “이씨는 술에 만취해 이 사건 각 범행을 저질렀다”며 “범행에 고의가 없었고 음주로 인한 심신미약상태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씨가 당시 술을 다소 마신 사실은 인정되지만 그렇다고 범행 고의가 없었다거나 사물을 변별할 능력·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이르렀다고는 보이지 않는다”며 이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씨는 정당하게 직무를 집행하는 경찰공무원 여럿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그들을 모욕했다”며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씨는 아무런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이고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행인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