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류석우 기자 = 아들이 화천대유로부터 받은 퇴직금과 위로금 명목의 50억원과 관련해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기각된 곽상도 전 의원에 대한 수사가 한 달 가까이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과 관련해 이른바 '50억 클럽' 관련 수사를 벌이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은 올해 안에 곽 전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9일 '50억 클럽' 의혹과 관련해 곽 전 의원에 대해 처음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법원은 지난 1일 "범죄 성립 여부에 대한 다툼의 여지가 있어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이 필요한 것으로 보이는 반면, 구속의 사유 및 필요성·상당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도주 우려 및 증거 인멸 가능성이 적은 상황에서 검찰이 제시한 증거만으로 곽 전 의원 아들이 퇴직금 명목으로 받은 50억원이 알선의 대가라는 사실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검찰은 곽 전 의원 아들 병채씨가 받은 퇴직금 명목 50억원이 곽 전 의원에게 흘러 들어간 정황과 하나은행 컨소시엄 구성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진술을 확보했지만, 곽 전 의원이 어떤 청탁을 받고 누구에게 영향력을 행사했는지에 관한 결정적 증거는 확보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곽 전 의원 외에도 박영수 전 특별검사 등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인 터라 곽 전 의원이 구속됐다면 대장동 관련 로비 의혹 수사도 탄력을 받을 수 있었지만, 영장 기각으로 원점에서 수사를 다시 시작하게 됐다.
구속영장 기각 이후 검찰은 한 달 가까이 관련자 진술 외에 새로운 증거 확보를 시도했지만, 곽 전 의원이 하나은행 컨소시엄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볼 만한 증거를 찾기가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곽 전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를 위해선 그를 다시 불러 조사를 하는 것이 불가피하지만 기각 이후 한 달이 다 되어가는 기간에 검찰은 곽 전 의원을 소환하지 못한 상태다.
올해가 일주일도 남지 않은 만큼 검찰 안팎에서는 곽 전 의원 등 '50억 클럽'에 대한 수사가 해를 넘겨 이어질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상황에 대해선 확인드릴 수 없다"면서도 "구속영장 기각 이후 보완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장 재청구와 관련해선 "보완수사를 마친 뒤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성남시 배임 공모를 밝히기 위한 '윗선' 수사도 답보 상태다.
검찰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을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긴 이후 성남시 실무진부터 차근차근 조사를 벌여왔지만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에 이어 김문기 공사 개발1처장까지 숨지면서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최근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측근인 정진상 민주당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비서실 부실장(전 성남시 정책실장) 측과 소환조사 일정을 조율했으나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본부장의 사망 이후 정 전 실장은 소환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