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학원 등에도 방역패스를 적용하면서 사실상 청소년 백신 접종을 강제한다는 비판이 나오자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직접 학생·학부모를 설득하기 위한 온라인 포럼을 열었다. 하지만 포럼을 지켜본 시민들은 강제 접종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쏟아냈다.
9일 교육계에 따르면 유 부총리는 전날 서울 영등포구 양화중학교에서 ‘학생·학부모·전문가와 함께하는 온라인 포럼’을 열어 청소년 백신 접종과 관련해 학생과 학부모들의 질문에 답하는 행사를 열었다. 이날 포럼은 정재훈 가천대 교수, 최영준 고려대 교수 등 의료 전문가가 참석한 가운데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으며 실시간 시청자가 한 때 4000명에 달했다.
방송이 시작되자마자 댓글 창에는 글을 일일이 읽을 수 없을 정도로 비난 댓글이 잇따랐다. 대부분 청소년 백신 접종에 반대하는 내용이었다. 유 부총리가 인사말에 나서자 "너나 맞아라" “아이들은 건들지 마라” “학생 자율에 맡겨라” “안정성 확보도 안 됐는데 왜 강제하냐” “나는 모르고 맞았지만 내 아이는 안 된다” 등의 비난이 이어졌다.
또 전문가들이 청소년 백신 접종의 필요성에 대해 발표하자 “대본 읽는 것” “포럼마저 소통이 아닌 강요”라는 반응이 나왔다. “너나 맞아라” “공산주의냐” “이런 쇼 집어치워라” 등의 날선 댓글도 잇따랐다.
유 부총리는 “현재 상황에서 최선의 감염예방 방법은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라며 “소아·청소년 접종에 적극 참여해주시길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확진된 소아·청소년 다수가 접종을 하지 않았거나 완료하지 않았다”며 “소아·청소년은 무증상 감염이 많아 조기 발견이 어려워 가정·또래집단·다중이용시설에서 감염이 상당히 확산된 후 발견된다”고 설명했다.
‘백신 접종 의무화·강제’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백신 접종을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권장하는 것”이라며 “불가피하게 접종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다소 불편하더라도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도록 안내한다”고 했다.
한 학생이 부작용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청소년 백신 접종을 사실상 강제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묻자 최 교수는 “안전 측면에서 생리학적으로 검증된 기술이란 것은 확실하고 위험보다 이득이 크다고 보기 때문에 청소년들에게 접종을 권유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고3 접종의 효과 등 지난 두세달 동안 여러 데이터가 축적돼 상황이 바뀌었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학원·독서실·도서관은 제한하면서 종교시설·백화점·놀이공원은 그렇지 않는 이유는 무엇이냐는 지적에 “재난 상황에서 우리가 채택할 수 있는 방법은 피해가 한 가지 영역에 집중되지 않도록 최대한 공평하게 나누는 것”이라며 “거리두기를 강화하면 소상공인·자영업자가 큰 희생을 하게 되고, 줄이면 의료진·방역인력에 부담이 돌아간다. 중간 정도에서 찾을 수 있는 방안 중 하나가 방역 패스”라고 했다.
백신 접종으로 인한 이상반응 사례에 대해서는 “가장 중요한 문제다. 언론 보도 등으로 불안감이 늘어났을 수 있다”며 “전문가가 데이터를 얻어 이상반응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국내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과관계 증명할 수 있거나 배제할 수 없는 사례는 정부가 나중에라도 보상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