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노태우 딸 노소영, '지옥' 보고 "신의 더러운..."

기독교 신자라고

2021.11.29 15:49  






[파이낸셜뉴스] "많은 지구인들처럼 나도 이 드라마에 몰입한 며칠이었다." 기독교 신자인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딸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감독 연상호)에 대한 감상평을 올려 눈길을 끈다.

노 관장은 28일 페이스북에 지옥 영문제목인 'Hellbound(스포주의!)'와 함께 장문의 감상 후기를 남겼다. 지난 며칠간 이 드라마에 푹 빠졌다고 밝힌 그는 "총 6편인데 처음 4편을 보고나선 너무도 착잡해서 하루 이틀 쉬어야 했다"고 토로했다.

"삶의 가장 중요한 문제, 즉 죽음과 심판조차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다는 것, 다시 말하면 우주의 질서란 애당초 없는 것이고 인간이 거짓으로 만들어 낸 것이라는 메시지가 너무도 가혹하고 차가웠다"라고 이유를 썼다.

"이유 없음, 질서 없음, 랜덤, 이것보다 더 끔찍한 게 있을까?. 드라마에서도 가장 공포스러운 것은 죽음 그 자체보다, 무작위스러운 죽음과 심판이었다. 그래서 인간은 거짓 종교에 매달리고 또 죄를 뒤집어 씌울 희생양을 필요로 한다. 여기까지가 hellbound"라고 정리했다.

이어 그는 극중 김현주가 연기한 변호사의 사투와 박정민, 원진아가 연기한 두 젊은 부부의 죽음에 주목했다. "감사하게도 이 드라마에 반전이 있다. 첫번째는 이런 말도 안되는 우주적 scheme을 바꾸진 못하더라도, 죽음을 피할 수 없는 개인과 그 가족의 존엄성은 끝까지 지켜주려는 여 변호사의 영웅적 사투가 있다"고 말했다.

"두번째는 아, 이건 너무 스포인데, 그러나 지금쯤 대다수 폐친들은 이미 다 봤다고 전제하고, 자신들의 아기를 끝까지 지키내는 부부다. 죽음으로 지켜냈다. 젊은 부부의 희생적인 사랑이 신의 더러운 스킴에 보기 좋게 구멍을 냈다"고 해석했다.

"신이 좀 엉성하기는 했다. 왜 모두 지옥으로만 데려가는가? 그리고 미리 알려주는 이유는? 사형을 집행하는 세 천사(?)들도 첨엔 무서웠는데 자꾸 나오니 약간 코믹해 보이기도 했다"며 언급했다.

"여튼 6편까지 다 보고나니 희망이 생겼다. 그래, 말도 안되는 세상이지만 구원의 길이 있네, 부모의 처참한 주검 속에서 건져올린 한 작은 생명, 즉 새로운 시작이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시즌1이 막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무엇이 진정한 지옥일까, 잠시 생각해봤다"고 숨을 고른 뒤 교훈으로 "온전한 사랑만이 지옥에 구멍을 뚫는다"고 마무리했다.


"이 드라마가 일러 주는 것 같다. 부모가 더 이상 자식을 위하지 않는 세상,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관계마저 파괴된 세상 아닐까 싶다. 부모된 우리 모두 되새겨 볼 일이다. (교훈) 온전한 사랑만이 지옥에 구멍을 뚫는다 "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